[北 ICBM 도발]화성-15형 뭐가 달라졌나
우선 화성-15형의 1단 로켓을 보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엔진이 화성-14형과 확연히 달랐다. 북한이 7월 두 차례 쏘아올린 화성-14형은 1단 로켓에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의 ‘백두엔진’ 1개와 보조엔진이 탑재됐다.
화성-15형은 1단에 백두엔진 2개를 묶어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1단 전체 크기도 커졌다. 북한은 추력 향상에 힘입어 최대 사거리를 미 전역을 타격권에 두는 1만3000km 안팎으로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은 지난해 엔진 한 개의 추력이 80tf인 백두엔진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블러핑(허풍)이었다”며 “당시 추력은 45tf가량에 불과했고, 이번에 이 엔진 두 개를 묶는 데 성공함으로써 이제야 제대로 된 추력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미사일은 특히 탄두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화성-14형 탄두부가 고깔 형태의 뾰족한 모습인 데 비해 화성-15형은 대접을 엎어놓은 듯한 뭉툭한 형태였다. 이런 형태의 탄두부는 내부에 탄두 여러 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에 쓰인다. 탄두가 여러 개로 흩어지며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다탄두미사일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핵이 탑재될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실제 다탄두가 들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 등 국제사회에 공포감을 줘 핵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의도적으로 뭉툭한 형태의 탄두부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