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책 공간 선보인 최인아 대표 “잠시 세상과 거리 두고 싶을 때 책 읽고 커피 마시다 쉴수있는 공간… 책방 열어줘 고맙다는 말에 감사”
유럽 저택의 서재처럼 꾸민 ‘혼자의서재’ 거실에서 포즈를 취한 최인아 대표. 이용료를 내면 정해진 시간만큼 서가를 이용할 수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최인아책방’의 최인아 대표(56)가 1일 새로운 책 공간을 선보인다. 금액에 따라 정해진 시간 동안 마음껏 책을 골라볼 수 있는 일명 ‘혼자의서재’다. 책방 한 층 아래에 위치한 ‘혼자의서재’에 들어서자 유럽의 여느 집 거실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벽난로와 붙박이 서재로 꾸민 거실을 지나니 장서 2000여 권이 꽂힌 서가가 나왔다. 미로처럼 뻗은 좁다란 길 끝마다 웅크리고 있기 딱 좋을 공간이 숨어 있었다.
“모처럼 시간이 났는데 집에 있긴 따분하고 카페는 시끄럽고. 책을 읽다가 쉬다가 명상을 하는 등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마침 SK D&D의 지원으로 오랜 구상을 현실화 할 수 있었죠.”
“서가의 큐레이션과 옆 사람과의 간격, 의자 종류까지 세심하게 고려했어요. 잠시라도 세상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분들이 오실 것 같아 ‘최인아책방’에 비해 문학 비중은 늘리고 경제·경영 서적은 줄였죠. 의자는 편안함을 고려해 암체어, 소파베드, 리클라이너로 구성했습니다.”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등의 명카피로 잘 알려진 최 대표는 2012년 제일기획 부사장직에서 물러나 지난해 8월 책방으로 제2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1년 4개월이 마치 10년 같다”며 “힘들지만 ‘쓰임’이 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손님들이 ‘강남에 책방을 열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넬 때 더없이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면서 다른 이에게 도ㅇ움이 된다는 점이 이 일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참, 카피라이터로 활동할 때와 달리 내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웃음)”
그는 “전문가 추천 코너를 마련하고 매달 자신이 추천한 책을 배달하는 ‘북클럽’ 서비스도 계획 중”이라며 “책과 함께 비우고 채우고 사유하는 충만한 ‘혼자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