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KLPGA 선수들이 3일 일본 나고야 미요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THE QUEENS presented by KOWA’시상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준우승 상금이 적힌 팻말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더퀸즈 4개국 투어 대항전 준우승 만족
1·2 라운드 승점 무효 결승전 방식 발목
우리 여자선수들이 4개국 투어 대항전에서 황당하기까지 한 대회 규정 탓에 고개를 숙였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 컨트리클럽에선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3개 대륙에서 활약하는 골프 여왕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호주여자프로골프(ALPG)가 자웅을 겨루는 더퀸즈 presented by 코와(총상금 1억엔, 한화 약 9억6000만원)가 그 무대였다. 김하늘을 필두로 대표선수 9명이 모인 KLPGA팀의 출발은 좋았다. 1라운드 포볼 매치(2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각자의 볼을 치는 방식)에서 4전 전승을 거둔 뒤 둘째 날 싱글 매치플레이(상대 선수와 1대1로 대결하는 방식)에서도 9경기 가운데 무려 8승을 챙겨 기세를 높였다. 압도적인 기량차를 과시한 우리 선수들은 1∼2라운드 합계 승점 24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KLPGA팀은 2위를 차지한 승점12의 JLPGA팀과 대회 마지막 날 우승을 놓고 다퉜다. 그런데 결승전 방식이 문제였다. 대회 첫, 둘째 날 거둔 승점을 무효화하고 원점에서 결승전을 펼친다는 조항이 KLPGA팀의 발목을 잡았다.
황당한 규정에 맥이 빠진 KLPGA팀은 포섬 매치(2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출전해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정은6-배선우가 스즈키 아이-우에다 모모코와의 대결에서 3&2(2홀 남기고 3홀 차) 패배를 당한 뒤 김해림-김지현2마저 2&1로 져 패색이 짙었다. 이어 고진영-김자영이 무승부에 그쳐 준우승이 확정됐다. KLPGA팀은 마지막 조로 나선 오지현-김지현도 패해 최종 1무3패로 결승전을 마쳤다. 만일 첫날과 둘째 날의 승점을 모두 안고 갔다면 승점 25-17로 우승은 우리 차지였다. 일본은 싱글 매치플레이를 마지막에 배치하는 관계를 깨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로 경기진행 순서를 바꾸는 등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발버둥 친 끝에 목표는 달성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