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동의초석잠

동의초석잠 생산동 모습. 식품안전관리인증을 받아 모든 라인이 깔끔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1일 오후 2시경 지리산 자락인 경남 산청군 단성면 동의초석잠 영농조합법인(대표 정상용·52) 사무동 1층. 대기업 홍보관 수준으로 잘 정돈된 전시실에서 정영철 한국국제대 식품의약학과 교수는 “이 회사의 경쟁력은 독보적”이라고 칭찬했다. 정 교수는 경남지역 농산물 가공업체에 길잡이 역할을 하는 멘토다.
‘동의(東醫)’는 ‘동의보감’에서 땄다. 힐링의 고장 산청군은 ‘동의보감촌’으로 불린다. 정 대표가 회사를 세운 것은 2012년 3월. 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부터 15년 동안은 의료기 판매를, 5년은 조경업을 했다. 제법 돈을 벌었지만 술, 담배와 스트레스로 건강을 잃었다. 급성 심근경색이 찾아온 것. 긴급 시술을 거쳐 새 삶을 시작한 정 대표는 건강식품에 관심을 가졌다. 지인 권유로 ‘총명(聰明) 약초’라고 불리는 초석잠을 접한 그는 효능을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산 좋고 물 맑은 산청 입석마을로 귀농을 결심했다.
정 대표는 초석잠을 재배하면서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기술도 문제지만 비용이 만만찮았다. 보험금으로 탔던 적지 않은 돈을 몽땅 쏟아 부었다. 그나마 정 교수와 김의수 경남농식품수출진흥협회장, 이기운 진주지식센터 팀장, 허기도 산청군수, 경남도와 경남농업기술원의 도움이 컸다.

갓 수확한 초석잠. 다슬기나 누에처럼 독특하게 생겼다.
‘초석잠 슬림다이어트’는 여성이 즐겨 찾는다. 초석잠 성분에 인삼을 섞은 ‘인삼에너지드링크’는 미국과 동남아에 수출된다. 내년에는 60만 캔 판매가 목표다.
유여진 연구원(25)은 “최근 배, 도라지, 생강, 벌꿀에 초석잠까지 보탠 ‘동의보감촌 배즙’을 출시했다”고 자랑했다. 특허출원과 수상 실적도 많다.
초석잠은 3만5000m²에서 손수 재배하고 12만 m²는 계약재배를 통해 농민과 상생한다. 기부는 기본이다.
정 대표는 “국내외 시장 개척과 매출 신장도 의미가 있지만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최고 보람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055-974-0000
::초석잠::
석잠풀이라고도 하는 꿀풀과 다년생이다. 땅콩처럼 여러 개가 달리는 우윳빛 뿌리는 누에나 다슬기처럼 생겼다. 콜린과 페닐에타노이드 성분이 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 뇌와 심장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냥 먹거나 장아찌, 샐러드로도 좋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