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저출산의 절박함을 따지자면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심각하다. 합계출산율이 2016년 기준 1.17명으로 세계 225개국 중 220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하위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이 2가 돼야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1에 가깝다는 것은 한두 세대 후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올해 더 낮아져 2분기(4∼6월)에 1.04명까지 떨어졌다.
저출산 흐름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쏠림’이다. 우리 국민들은 응집력이 강해 한번 쏠림이 이뤄지면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이나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등이 좋은 예다.
이런 추세로는 합계출산율 1.00명도 위태로워 보인다. 반등은 둘째 치고 당장 1.00명 사수가 발등의 불이 됐다.
비관적인 ‘쏠림’이 재앙이 돼 덮치기 전에 막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해법과 함께 문화적 해법이 병행돼야 한다. 지나치게 경쟁 지향적인 문화와 서열주의가 행복의 척도인 것처럼 여겨지는 풍조를 바꿔야 한다. 누구나 다 일류대학에 가야 하고 대기업 직원, 공무원이 돼야 하는 사회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이 높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인식도 더 깊어져야 한다. 비혼 출산이나 이민자 수용 등에 대해서도 관대한 정서가 필요하다. 이런 문화적 해법까지 입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부기구 설치도 시급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들도 저출산이 매우 심각한 국가적 위협임을 공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미래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저출산·고령화’가 ‘북핵·안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위기를 인식한 만큼 출구를 찾으려는 노력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의 국난에서 그랬듯이, 우리는 저출산의 해법도 반드시 찾을 것이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