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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으로 예술여행 떠나세요”

입력 | 2017-12-05 03:00:00

내년 3월까지 ‘해양명품’ 기획전, 해도첩 등 희귀자료 100점 공개
해양 역사와 문화 한눈에 볼수있어




국립해양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조선통신사 수창시.

‘해양명품 100선, 바다를 품다.’

이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부산 영도의 명소 국립해양박물관이 5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여는 기획전 주제다. 해양박물관 소장 유물 2만2000점 가운데 희귀 자료 100점을 1∼3부로 나눠 전시한다.

‘항해의 시작, 그리고 바닷길’을 주제로 열리는 1부 전시에서는 서양의 초창기 항해와 관련된 해도첩(海圖帖), 항해도구, 항해기를 선보인다.

영국 출신 로버트 더들리가 1646년 제작한 해도첩 ‘바다의 신비’는 항해이론과 해도, 지역 해설을 담았다. 예술품으로 여겨질 정도로 귀한 자료다. 근대 메르카토르 투영법으로 만든 세계 최초 해도첩이다. 해도첩에는 한반도가 그려진 지도가 2장 포함돼 있다. 지도에는 동해를 ‘한국해(MARE DI CORAI)’로, 한반도를 ‘고려왕국 그리고 반도(REGNO DI CORAI, e Penisola)’라고 표기했다.

1846년 영국 뉴턴 일가가 제작한 지구의와 천구의.

1846년 영국 뉴턴 일가가 만든 지구의와 천구의도 전시한다. 지구의에도 동해는 ‘한국만(GULF OF COREA)’으로 돼 있다. 태양과 별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1643년 네덜란드에서 만든 ‘아스트롤라베’, 밀물과 썰물 그리고 항해 위치를 알기 위해 1588년 프랑스에서 만든 ‘녹터널’ 같은 항해도구도 보인다. 조선에 표류한 헨드릭 하멜과 한반도 인근 해협을 항해한 라페루즈, 제임스 쿡 선장의 항해기도 소개된다.

2부는 ‘바다의 역사, 그들의 기록’이라는 주제 아래 국내 자료로 꾸민다. 일본 막부(幕府) 정권이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 땅이므로 어로(漁撈)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새긴 죽도제찰(竹島制札)이 눈길을 끈다. 19세기 함경도 해안지역 지도첩,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수록한 ‘충민공계초’가 전시된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의 수창시(酬唱詩), 봉별시고(奉別詩稿), 시고(詩稿)와 통신사 화원으로 참여한 신원 이의양(信園 李義養)의 도화소조도(桃花小鳥圖)를 선보인다. 수창시는 1682년(숙종 8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제술관 성완과 이담령, 홍세태가 야마다 겐킨(山田原欽)과 주고받은 시를 모은 두루마리다. 통신사의 육·해로 여정을 담은 길이 10m의 ‘귀로도중도(歸路途中圖)’도 전시된다.

‘바다에서 이어진 문화와 예술’을 주제로 한 3부 전시는 해양 관련 문양이 새겨진 도자기와 나전칠기공예, 목가구로 꾸민다. 용문양이 새겨진 나전이층농과 통영지도가 묘사된 나전장, 물고기와 용이 그려진 백자철화운용문항아리 등이 전시된다.

손재학 국립해양박물관장은 “기획전에서 선보이는 명품을 통해 관람객이 우리 해양역사와 문화에 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해양박물관은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통신사 해상 행로를 따라가는 ‘2017 통신사의 길, 사행 1만 리’ 탐방 행사를 열었다.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대학생 30명이 참가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품이 포함된 한일 양국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물 111건, 333점은 지난달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