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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핵, 한일 핵무장 부를수도”… 中·러시아에 대북제재 강화 압박

입력 | 2017-12-05 03:00:00

맥매스터, 북핵發 연쇄 핵무장 거론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미국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북에 대한 선제타격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화성-15형’ 발사가 동북아시아와 세계 안보 질서를 일거에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장 위협 외에도 한국과 일본의 잠재적 핵무장 위협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 핵 개발이 초래할 연쇄 핵무장을 경고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중국은 전례 없는 (대북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중국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북한은 중국, 러시아, 모든 나라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 직접적 위협 외에도 한국, 일본,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로 무장할 잠재적 위협의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언급은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75일 만에 도발을 재개한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며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이 한일 핵무장 용인 가능성을 내비치며 대북제재 동참을 끌어내려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 안보 수장이 이 상황에서 한일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단순한 중-러 압박카드로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워싱턴의 기류가 반영됐다는 것.

대북 선제타격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공화당의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한미군의 가족 동반은 미친 짓이다. 가족 동반을 중단시키고 이동시켜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는 ‘전쟁이 나면 한반도에서 나지 미국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온 대북 전쟁 불사론자다.

그는 “선제공격이 마지막 수단”이라면서도 “선제공격은 북한의 기술 발전으로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맥매스터 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실제 핵무장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방침은 변함이 없다. 핵무장 언급은 그만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반어법적 표현’으로 해석한 셈이다.

청와대는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증가하고 있다”는 맥매스터 보좌관의 전날 발언에 대해선 전체 인터뷰 내용을 번역한 참고자료를 이례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분쟁까지 이르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김정은이 갈수록 (완성에) 근접하고 있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외교적 해법을 통한 북핵·미사일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북한 압박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 ‘힘의 외교’를 중시하는 트럼프 정부가 얼마든지 초강수를 꺼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이 조만간 발표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NSS에는 국방(defense), 경제(economics), 힘(strength), 반테러(antiterrorism)를 축으로 ‘힘을 통한 평화 유지’가 핵심 기조로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문병기·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