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지민, 진, RM, 제이홉, 정국, 슈가, 뷔(왼쪽부터). 동아일보DB
1980년대 중반 ‘뉴 키즈 온 더 블록’에 열광하고 조용필 노래를 따라 불렀던 세대나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에 빠져들었던 ‘X세대’에겐 방탄소년단 열풍이 낯섭니다. 빅뱅, 트와이스, 엑소 등 뛰어난 아이돌 가수가 많은데도 방탄소년단의 해외 인기는 특별합니다.
어떤 이는 그들의 칼군무와 강력한 퍼포먼스를, 어떤 이는 세련된 힙합 음악과 팬들과의 소통을 말합니다. 강력한 팬덤을 꼽기도 합니다. 7명의 소년은 트위터, 유튜브(방탄밤), 브이라이브 등을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합니다. BTS 팬클럽 아미(A.R.M.Y)는 천만대군입니다. 트위터 팔로어가 1000만 명을 넘습니다. 빅뱅(142만 명)과 트와이스(169만 명)보다 훨씬 많습니다. BTS의 경우 미국, 일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해외 팔로어 비율이 약 88%라고 합니다. 이런 강력한 팬덤이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방 출신으로 비주류 기획사를 통해 성장했지만 자작곡을 만들 능력이 있고 노래, 춤, 영어실력, 외모 등 모든 것이 우월한 우상들이 낮은 자세로 대중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소통하는 태도에서 팬들은 진정 세대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1990년대 초반 갈 곳 잃고 방황하는 청년들을 ‘교실 이데아’로 달래줬던 서태지와 아이들 역할을 이제 방탄소년단이 대신합니다. 세상의 거친 파도를 총탄에 비유한다면 ‘방탄’은 위로와 공감의 안전망이겠지요.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우리 대중문화의 저력이 드러나고 있으며 케이팝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 저력의 밑바탕은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와 실력이 아닐까요?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