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아버지-형도 ML 출신… 지도자 경험 없지만 소통 뛰어나
‘분(Boone)’ 가문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가족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3대에 걸쳐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할아버지 레이 분을 시작으로 아버지 밥 분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밥 분의 아들 3형제 중 브렛 분과 에런 분 역시 메이저리거로 성장했다. 그런 분 가문에 또 하나의 훈장이 추가됐다. 에런 분이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팀 뉴욕 양키스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양키스 구단은 5일 조 지라디 감독 후임으로 에런 분(44)을 제33대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4년째의 계약 연장 여부는 구단이 결정할 수 있다. 캔자스시티와 신시내티 지휘봉을 잡았던 아버지 밥 분에 이어 2대째 메이저리그 감독이다.
하지만 양키스 구단은 그의 소통 능력을 높이 샀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에런은 뛰어난 대인 관계 기술을 갖고 있고 훌륭한 야구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우리 팀 시스템과 코치진, 선수단과 잘 어우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신시내티에서 데뷔한 분은 2009년 휴스턴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타율 0.263, 126홈런, 555타점을 기록했다. 양키스에는 단 3개월 정도 몸담았지만 그는 양키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3년 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7차전에서 팀 웨이크필드를 상대로 연장 11회에 친 끝내기 홈런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듬해 농구를 하다가 무릎을 다쳐 양키스에서 방출됐다. 그해 꼬박 1년을 쉬면서 금전적인 손해도 컸다.
10여 년 만에 화려하게 양키스 감독으로 복귀하게 된 분은 “핀 스트라이프(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를 다시 입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당장 일하러 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