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리온 윌리엄스가 6일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장전에서만 10점을 넣은 윌리엄스의 맹활약에 kt가 모처럼 웃었다. 사진제공 | KBL
윌리엄스 연장 10점…모비스 잡고 환호
헤인즈 37점 빅쇼… SK, 단독 1위 점프
부산 kt는 농구팬들 사이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통한다. 3쿼터까지는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 승부처인 4쿼터만 되면 무너지는 경기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까지 kt는 평균 76.3점을 올렸는데, 이중 1쿼터부터 3쿼터까지는 쿼터당 19점대 득점을 기록했지만 4쿼터 득점은 평균 17.5점에 그쳤다. 상대팀과의 공방전에서 무너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잘 싸우고도 지는 것이 팀 컬러가 됐다.
kt의 조동현 감독은 ‘졌잘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선수들을 달래기도 하고 간헐적으로 전술 변화와 선수 기용방식을 바꿔가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큰 효과를 누리진 못했다. 지난 2일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 74-80으로 패한 뒤에는 선수단 회식을 했다. 계속되는 패배에 분위기를 전환하고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자는 의미였다.
kt는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졌잘싸’ 패턴이 이어질 뻔했다. 3쿼터까지 66-53으로 현대모비스를 앞섰음에도 4쿼터가 시작되자 양동근(20점), 전준범을 앞세운 상대의 공세를 견뎌내지 못했다. 경기종료 3분31초를 남기고 78-79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또 다시 역전패 악몽이 반복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80-83으로 뒤진 4쿼터 종료 1초전 박지훈의 동점 3점슛으로 기사회생한 kt는 연장전에서 혼자 10점을 몰아넣은 리온 윌리엄스를 앞세워 93-90의 진땀 승을 거뒀다. 11월 15일 모비스에게 89-80의 이긴 뒤 7경기 만에 맞는 승리였다.
윌리엄스는 연장전 10점 포함 32점·21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웬델 맥키네스도 25점·5리바운드·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kt는 시즌 3승(16패)째를 수확하며 꼴찌 탈출의 희망을 되살렸다. 현대모비스는 레이숀 테리(27점)와 양동근이 47점을 합작했지만 홈에서 역전패했다.
한편 공동 1위 팀끼리 맞붙은 잠실 경기에서는 SK가 37점을 폭발시킨 애런 헤인즈를 앞세워 KCC를 94-81로 꺾고, 14승5패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KCC는 3위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