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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 ‘성지 주권’ 다툼

입력 | 2017-12-07 03:00:00

7세기 이후 점령-탈환 반복… ‘평화의 도시’ 의미와 거리 먼 역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공식 인정하면서 ‘평안의 도시’ 예루살렘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예루살렘이라는 지명은 히브리어 ‘예루샬라임’에서 왔다. ‘예루’는 수메르어로 토대 또는 지역을 말하고, ‘샬라임’은 평화를 뜻하는 ‘샬롬’과 뿌리가 같다. 평화의 도시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땅의 역사는 아이러니하게도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예루살렘은 기원전 997년 이스라엘의 왕 다윗이 점령했다. 다윗의 아들이자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지혜로웠다는 솔로몬이 동예루살렘에 ‘템플마운트(성전산)’를 세우면서 이곳은 유대인들의 성지(聖地)가 됐다.

하지만 솔로몬이 죽은 뒤 예루살렘은 분열과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유대인들에 따르면 예루살렘은 총 52차례 공격을 받았고, 23차례 포위됐으며, 2차례 완전히 파괴됐다. 예루살렘을 둘러싼 점령과 탈환은 44차례나 반복됐다.

특히 서기 7세기 이슬람교가 태동하면서 예루살렘은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각축장이 됐다. 면적이 0.9km²에 불과한 예루살렘 올드시티(구시가지)에 3대 종교의 성지가 한데 모여 있다.

유대인들은 서기 70년 로마에 의해 솔로몬 성전이 파괴된 뒤 남은 시설을 ‘통곡의 벽’으로 부르며 이를 재건하려고 한다. 무슬림들은 이곳에 세워진 알아크사 모스크를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하늘로 승천해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곳으로 여긴다. 팔레스타인인에게 동예루살렘은 향후 독립국의 수도가 돼야 할 곳이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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