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 갤러리, 3人의 한국인 디렉터
세계 미술시장에 국내 미술가들을 활발하게 소개하고 있는 차세대 갤러리스트 세 명이 최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 모였다. 왼쪽부터 독일 슈프뤼트 마거스 갤러리의 오시내 시니어 디렉터, 미국 리만머핀 갤러리 서울사무소(14일 개관 예정)의 손엠마 디렉터, 미국 페이스 갤러리 서울지점의 이영주 디렉터. 오른쪽 작은 사진은 위부터 오 씨, 손 씨, 이 씨가 각각 일하는 갤러리.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독일 슈프뤼트 마거스 갤러리의 오시내 시니어 디렉터(42), 미국 페이스 갤러리 서울지점
의 이영주 디렉터(40), 미국 리만머핀 갤러리 서울사무소(14일 개관 예정)의 손엠마 디렉터(45)를 최근 만나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인 갤러리스트로 산다는 것’에 대해 들어봤다.
오 디렉터는 미술사를 전공한 뒤 한국 PKM 갤러리, 독일 에스터 시퍼 갤러리 디렉터를 거쳐 슈프뤼트 마거스의 시니어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모니카 슈프뤼트와 필로메네 마거스가 1983년에 세운 갤러리로, 두 여성은 세계적 미술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파워인물 2017’ 100명 중 20위에 올랐다. 그는 “두 대표는 1980년대부터 바버라 크루거, 신디 셔먼 등 여성 현대미술 작가들이 커리어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도왔다”며 “이들로부터 철저한 작가·고객 관리를 배운다”고 말했다.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일했던 이 디렉터는 2년여 준비 끝에 올해 3월 페이스 한국사무소를 열었다. 뉴욕 페이스는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대가들을 전속으로 둔 갤러리로, 한국인으로는 이우환 화백이 전속이다.
세계적 갤러리들의 최대 강점은 신속한 시장정보다. 그는 “요즘 세계 미술시장은 아그네스 마틴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던 좋은 여성 작가들에게 눈을 돌리는 경향”이라며 “또 최근 10년 만에 전시를 한 88세 스웨덴 팝아트 거장 클라스 올든버그의 작품들은 전시 시작 전부터 뉴욕현대미술관 측이 와서 구입 예약을 할 정도로 인기”라고 전했다.
10년 전부터 서울 갤러리 엠을 운영하며 해외 아트페어에 나가 한국 작가들을 소개해 온 손 디렉터는 14일부터는 리만머핀 서울사무소의 대표도 겸한다. 실험적 작가를 선호하는 리만머핀은 20년 전 한국 작가 서도호가 뉴욕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부터 전속 계약을 맺어 세계적 작가로 성장하는 걸 함께했다.
서울 청담동 크리스티앙디오르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불 작가의 작품을 설치한 것도 리만머핀이다. 손 디렉터는 “리만머핀은 작가의 작업실을 다니면서 오로지 작업에만 집중해 평생 한 길을 갈 수 있는 작가를 찾는다”며 “다양한 재료로 작업하는 작가에게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갤러리스트
갤러리를 운영하거나 갤러리에서 일하면서 작가를 관리하고 작품을 고객에게 파는 사람. 비상업적 미술관 종사자는 큐레이터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