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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동아/12월 8일] ‘이오성-맹용자 부부 후손 찾기’ 프로젝트

입력 | 2017-12-07 18:12:00


김민섭 강사 인스타그램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는 결국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이 프로젝트 주인공은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 시간강사 김민섭 씨(사진 오른쪽). 갑작스레 사정이 생긴 그는 비행기 요금을 환불받으려 했지만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2만 원 미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에 이 항공사 환불 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여권에 쓴 이름이 ‘KIM MIN SEOP’으로 똑같은 사람을 찾아 자기 항공권을 주겠다고 나선 것.

결국 사흘 뒤 조건이 맞는 대학 휴학생 김민섭 씨가 나타났고, 이 김민섭 씨에게 졸업 전시 자금과 후쿠오카 여행 경비를 마련해 주는 ‘김민섭 씨 후쿠오카 보내기’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면 된다.

“김민섭 씨를 찾습니다”…‘김민섭 씨 후쿠오카 보내기’ SNS 프로젝트 “성공적”


이 프로젝트 성공을 지켜보며 기자도 ‘사람 찾기 프로젝트’를 한 건 진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미션은 이오성(李午性) 선생과 맹용자(孟蓉子) 여사와 관련된 분을 찾는 것. 자손이나 친척, 지인도 OK다. 혹시 본인이 살아 계시다면 더욱 좋다.

본인 생존 여부를 의심한 건 이 두 분이 1925년 오늘(12월 8일)자 동아일보에 결혼 광고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광고에는 두 분 나이가 나와 있지 않지만 92년 전 결혼하셨으니 여전히 살아 계시기가 힘들었다고 판단한 것. (여전히 생존해 계시다면 기자의 무례를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

‘신랑 신부’라는 꼭지가 따로 있을 정도로 당시 결혼 광고가 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광고에 따르면 이 선생은 원적(原籍)이 함남 북청군이며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도요(東洋)대를 졸업했다. 맹 여사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이 원적으로 도쿄여자기예(技藝)학교 졸업생이다. 이 둘은 1925년 12월 8일 서울 광희문 예배당에서 결혼을 올렸다. 당시 주례는 김진호 목사였다.

이 부부가 유별나게 특이했던 건 아니다.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당시에는 이렇게 신문에 결혼광고를 내는 게 유행이었다. 그렇다면 이 유행을 만든 ‘트렌트 세터’는 누구였을까.

동아일보 지면에 따지면 ‘조선 최초 페미니스트’라고 평가 받기도 하는 나혜석 화가(1896~1948)를 최초로 꼽을 수 있다. 나 화가는 동아일보 창간 후 열흘 째이던 1920년 4월 10일 동아일보에 김우영 변호사와 결혼한다는 광고(아래 사진)를 내보냈다.



김 변호사나 나 화가를 아는 분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진 전 서울대 교수(91)가 나 화가의 둘째 아들이고, 김건 전 한국은행 총재(1929~2015)가 셋째 아들이어서다. 또 올해 ‘아이 캔 스피크’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배우 나문희 씨(76)가 바로 나 화가의 종손녀(從孫女)다. 그러니까 나 화가가 나 씨의 고모할머니다.

다시 한번 부탁 말씀을 올린다. 이오성 선생, 맹용자 여사 부부를 아시는 분은 꼭 연락 부탁드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