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새 주장 최진행은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부터 1루수 훈련을 시작했다. 프로 데뷔 이후 좌익수와 지명타자로만 뛰었던 그는 “내 활용폭을 넓히면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도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스포츠동아DB
한화의 뉴 캡틴 최진행(32)에게 지난 11월에 끝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는 변화의 시발점이었다. 2004년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뒤 늘 좌익수와 지명타자로만 뛰었던 그가 1루수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는 타의가 아닌, 전적으로 본인 의지에 따른 것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본인이 한 번 해보겠다고 하더라.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최)진행이가 전화를 걸어 ‘1루수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한 감독은 최진행을 마무리캠프 주장으로 선임한 뒤 “2018시즌 주장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최진행에 대한 믿음이 크다. 처음에는 “일단 마무리캠프까지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던 최진행도 2018시즌 주장 완장을 받아들고는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새 포지션 도전과 주장, 두 가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최진행의 목소리에 그것이 묻어났다. 부상에 발목 잡히곤 했던 과거를 잊고 반드시 도약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 새로운 도전은 모험일까, 신의 한 수일까
한화 최진행. 스포츠동아DB
● 최진행이 말한다, 1루수 도전의 의미
스스로 활용폭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언제라도 1루수로 나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마이너스가 아닌, 보탬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활용폭을 넓히면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도 플러스가 될 것이다.” 주장의 남다른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한마디였다. 프로에서 10년 이상 버티며 준비과정의 중요성을 깨달은 터라 그의 말 마디마디에는 더 큰 울림이 있었다. 최진행의 공격력은 이미 검증을 마친 지 오래다. 2010시즌 32홈런(2위)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7시즌 동안에도 5차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타격 정확도를 높인 덕분에 2011시즌 이후 타율도 0.281(2156타수 605안타)로 준수하다. 그의 장점인 장타력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타율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한 감독도 “외야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최진행의 도전은) 그만큼 팀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 터. 이번 시도가 최진행에게 의미가 큰 이유다. “일단 연습을 해놓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크다. 수비 포메이션은 물론 자세와 포구 방법 등이 외야수비와는 다르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예 안 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극단적인 변신은 아니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분명 달라질 것이다.”
● 비시즌 계획 수립도 끝났다
비시즌 계획도 이미 세웠다. 2월 시작하는 스프링캠프 전까지 훈련을 쉬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등산을 하며 체력관리를 할 생각이다. 개인훈련 장소는 아직 결정하진 않았는데, 여러 후보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1월 초에는 따뜻한 지역으로 넘어가 몸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