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트럼프 만나 만류했지만 무위 국민 절반이 ‘팔’계… 여론 악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선언이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이며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못지않게 요르단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알자지라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요르단이 굴욕(humiliate)을 당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전달하는 등 중재 노력을 기울인 게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역사적으로도 예루살렘과 깊은 관계가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언이 더욱 달갑지 않다. 요르단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아랍권이 이스라엘에 패하기 전까지 동예루살렘을 지배했다.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장악한 뒤에도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직계 자손으로 불리는 요르단 하심 왕가는 여전히 템플마운트의 알 아끄사 모스크 등 이슬람 성지의 관할자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또 요르단 국민 중에는 팔레스타인계(난민 포함) 비중이 절반 이상 돼 국민 여론도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