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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편집 AI에 맡기겠다” 전문가 “객관-중립성 보장될지 의문”

입력 | 2017-12-08 03:00:00

‘공정성 논란’ 포털뉴스 개선 토론회




뉴스 편집 공정성 논란을 빚고 있는 네이버가 뉴스 알고리즘 편집을 강화하기로 했다. 네이버 직원이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고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뉴스나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를 싣는 등 뉴스 자동·외부 편집을 전면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알고리즘이 과연 객관성과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네이버가 뉴스 편집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과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 주최로 열린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뉴스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 부문 전무는 이 자리에서 내년 1분기(1∼3월) 안에 자사 뉴스 편집 알고리즘을 검증하는 외부 위원회(알고리즘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사를 자동으로 배치하는 네이버 로봇 기술을 외부 전문가 그룹에 공개해 검증받겠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향후 네이버 모바일 뉴스 플랫폼인 ‘뉴스판’에서 직원이 편집하는 뉴스 비중도 현재 20%에서 아예 없앨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AI가 추천하는 개인 맞춤형 뉴스 서비스(AiRS)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뉴스판에 외부 편집으로 참여하는 언론사 43개가 자체 선별한 기사를 네이버 측에 전송하는데, 네이버는 앞으로 이를 알고리즘 추천을 받아 모바일 메인 화면에 배열하게 된다. 네이버는 시민단체, 학계, 언론계 등으로 구성된 네이버 뉴스 기사 배열 공론화 포럼도 운영해 기사 배열이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외부 검증을 받기로 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1일 한성숙 대표 직속으로 운영혁신 프로젝트를 신설하고 ‘뉴스 배열 혁신 태스크포스(TF)’ ‘뉴스 알고리즘 혁신 TF’ 등을 통해 뉴스 서비스의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뉴스에서 알고리즘을 강화하는 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알고리즘에도 편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추천 시스템은 정보 편식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포털 공정성 논란은 정치·경제 집단 간의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발생한다는 시각이다.

포털이 뉴스 서비스에서 손을 떼라는 주장도 나왔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거대 포털 공룡이 언론사로서 기능하며 뉴스를 제공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글처럼 아웃링크(뉴스를 클릭할 경우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는 방식)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팀장은 “뉴스 콘텐츠가 포털 수익을 창출하는 이상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 측은 이날 토론회에서 AI 알고리즘 확대 등 편집권을 내려놓는 방향이 공정성 시비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은 “미디어를 운영하는 한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게 뉴스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측 관계자들은 포털 뉴스와 관련해 법적으로 학계, 언론 등에서 이용자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제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등의 활동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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