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가야사 복원’ 세부계획 기초자료될 ‘가야총서’ 내년 발간
문화재청은 7일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선정된 ‘가야사 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일대 전경.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간담회를 열고 ‘가야 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사업’의 세부계획을 공개했다. 가야사가 국정과제로 선정된 후 문화재청이 종합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야사는 그동안 학계와 문화재계에서 신라, 백제사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6월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가야사 연구 복원은 영호남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언급하면서 갑작스레 관심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가야사 복원 문제를 지시하면서 학계에선 “역사를 정권의 도구로 활용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대통령의 언급 때문이 아니라 신라, 백제에 비해 체계적인 연구가 미흡한 가야사 연구의 현실을 반영해 추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청장은 “우선 학술조사를 통해 철저한 고증을 해서 가야 유적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우선 문화재청은 가야사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될 ‘가야총서’를 내년에 발간할 계획이다. 가야총서는 각종 문헌과 일제강점기 조사자료, 발굴조사 보고서 등을 집대성해 가야 유적과 유물을 주제별·종류별·연대별로 정리하는 책이다.
가야 유적의 발굴도 활성화된다. 금관가야의 왕궁 추정지인 김해 봉황동 유적의 발굴과 함께 호남 지역인 장수, 남원, 순천의 고분을 조사한다.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00개 가운데 가야 유적은 26개이고, 가야의 고분과 성곽 1274건 중 발굴이 이뤄진 곳은 30.8%인 392건에 불과하다.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등 가야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추진된다.
6일 국회에서 통과된 2018년 예산안에서는 대통령의 관심 사업에 대한 배려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야문화권 고대문화연구’ 예산이 당초 정부안인 22억2500만 원보다 오히려 10억 원 증액된 32억25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이 예산과 별도로 가야 유적 보수·정비 예산 역시 올해보다 20억 원 증가된 145억 원이 책정됐다.
문화재계의 한 관계자는 “복원보다 철저한 조사와 고증이 먼저라는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면 또 다른 왜곡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