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 맨’ 한용덕 신임 감독
한용덕 한화 감독에게는 젊은 선수 육성과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두 가지 숙제가 놓여 있다. 일본 마무리 훈련에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봤다는 한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제 실력만 보여주면 해 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화 제공
올 정규시즌을 8위로 마무리한 한화는 내년까지 5강에 들지 못하면 LG(2003∼2012년)를 뛰어넘어 최장 기간 가을야구 실패(11시즌 연속)라는 불명예를 떠안는다. 김응용, 김성근 감독 등 한국 야구의 대표 명장들을 감독으로 선임하고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한화는 2003∼2004시즌 유승안 감독 이후 14년 만에 프랜차이즈 스타를 사령탑으로 세웠다. 한 감독은 1988년 빙그레(현 한화) 시절 입단해 이적 없이 줄곧 활약했고 은퇴 뒤 지도자 수업도 한화에서 받은 ‘이글스맨’이다. 한 감독은 취임 뒤 첫 행보로 레전드 스타 장종훈(수석 및 타격), 송진우(투수)를 코치로 선임했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동시에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기 위한 선택이다.
최근 3시즌 두산에서 코치로 뛰었던 경험도 감독 행보에 도움이 됐다. 한 감독은 “(두산의 김태룡) 단장부터 현장 직원들까지 야구 판에 오래 있는 사람이 많다 보니 팀 전체의 조직력이 뛰어나더라. 현장 사람들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드는 게 두산의 장점”이라며 “우리도 잘 만들고 있다.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성근 전 감독과 권한 구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박종훈 한화 단장이 한 감독과 어떤 호흡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감독 부임이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한 감독은 냉정한 시험무대를 앞두고 올겨울 길고도 짧은 준비 기간에 돌입한다. 한 감독은 “감독이 돼서 그런지 나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더라. 3년을 말했지만 당장 내년 시즌이라고 성적이 나쁘리란 법은 없다. 승부의 세계에서 한화 팬들이 마냥 기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