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후 7월 7일 OO다리서 만나자”는 편지와 함께 딸을 시장에 버렸던 중국인 부부가 22년 만에 약속했던 장소에서 극적으로 성인이 된 딸과 재회하게 된 사연이 중국인들을 울리고 있다.
7일 중국 영자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는 22년 전 헤어진 딸과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중국인 부부의 사연을 전했다.
첸(Qian·여)과 쑤(Xu·남) 부부는 1995년 7월 29일 새벽, 태어난 지 5일 된 둘째 아이를 장쑤 성 쑤저우 시의 한 시장에 버리며 쪽지 한 장을 남겼다.
이어 “하늘이 우리를 불쌍히 여겨 만날 운명을 허락 하신다면 10년 혹은 20년 후 칠석(음력 7월 7일)일 아침에 항저우의 단교(断桥)위 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1979년 중국이 빈곤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엄격한 산아 정책 때문에 부부가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둘째를 낳아선 안되는 상황에서 출산을 해 어쩔수 없이 버리게 됐다는 것.
아기와 메모는 쑤저우시의 아동복지기관에 인계됐고, 이 후 미국의 한 부부에게로 입양됐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05년 첸과 쑤 부부는 이른 새벽부터 약속한 장소로 나가 혹시나 딸이 나타날까 애타게 기다렸다. 부부는 딸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들고 온종일 다리에서 기다렸지만 끝내 딸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흘렀을 때도 첸 부부와 징지는 재회하지 못했다. 그 사이 사연이 방송을 통해 소개 되는 등 여러 일들이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22년이 지난 올해 7월 칠석일(양력 8월 28일), 첸 부부는 항저우의 단교에서 21세가 된 딸을 만났다.
첸 씨 부부는 “너무 많은 죄책감을 안고 살았다”며 딸을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딸의 새 이름은 케이티였다. 첸은 “우리는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의사 소통을 할 수 없었지만, 딸은 정말 착하게 잘 자랐다는 확신이 든다”며 감격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