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당 혁신 노력으로 촛불 정신 완성해야”
우상호 민주당 의원 “탄핵 금메달은 시민”
與 “나라다운 나라 만들 것” 1주년 논평
우 의원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왜 강경하게 국회 밖으로 나가 촛불 대열에 적극 동참하지 않느냐며 욕도 많이 먹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결국 마침표를 찍을 곳은 의회라는 점을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우 의원은 “목소리가 크다고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의회의 문제풀이가 없었더라면 4·19혁명 때처럼 유혈사태가 나야 대통령을 끌어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탄핵의 금메달은 시민들이며 정치권이 무슨 메달 딸 자격이 있겠느냐”며 웃었다.
그는 탄핵안 가결은 끊임없는 설득과 타협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7시간 행적’ 등 탄핵안 내용을 놓고도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와 대화했다”는 것.
우 의원은 “1년이 흐른 지금 여야만 바뀌었지, 여당은 높은 지지율에 안주해 있고 야당은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 탄핵 정국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다시 생각해 각 정당이 모두 혁신하는 노력을 더 경주해야 한다”고 고언했다.
한편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내고 “탄핵 1주년을 맞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거듭 다진다”고 밝혔다.
● “민본정치 교훈 얻어… 보수 새그림 그릴것”
정우택 “신뢰 다시 찾겠다”… 공식논평 없어
정 의원은 “탄핵을 막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4월 자진 사퇴, 6월 대선 카드를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관철을 못 시킨 게 아쉬운 대목”이라고도 밝혔다. 당시 의원총회에서 채택된 당론은 탄핵안 표결을 닷새 남겨두고 비박(비박근혜) 진영이 표결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파기됐다. 정 의원은 “그 당시 (비박 진영을 이끈) 유승민 의원은 내가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탄핵 이후 무너진 한국당의 재건을 위해 ‘반성과 혁신’을 강조한 정 의원은 “새누리당의 비극은 사당화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계파 싸움하면서 친박(친박근혜) 완장 찬 사람들이 얼마나 꼴값을 떨었나. 그런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수 가치와 신념의 재정립, 젊은 인물 발굴, 그리고 정당 민주화의 새로운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1년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진 않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명도 바뀌고 여러 가지 다사다난했던 1년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당이) 재건됐으니 한 계단 도약하고 국민적 신뢰도 얻겠다”고 말했다.
● “탄핵은 국민의 승리… 권력구조 개편 절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선거구제 손질해야”
“개헌으로 ‘국정농단’ 마무리” 대변인 논평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고려 말기) 공민왕-신돈 스캔들 이래 최악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국가를 위해서는 (탄핵이 아니라) 차라리 박 전 대통령이 명예로운 퇴진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 자체를 완전히 망가뜨려 버렸지 않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와도 같은 탄핵 정신의 완성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질하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으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권력 구조’ 개헌에 대한 의지는 없는 것 같다. 우리만은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는 자세는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광장의 수천만 촛불의 간절한 함성을 기억한다. 개헌과 선거구제 개혁, 낡은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는 게 ‘국정 농단 사태’의 근본적 마무리”라고 논평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송찬욱 기자 song@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