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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식스맨상? DB 후배들이 탔으면 좋겠다”

입력 | 2017-12-11 05:45:00

DB 김주성. 사진제공|KBL


평균 12분 출전 ‘5.2점·2.5R’ 조력자 역할

원주 DB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20경기에서 14승6패를 기록하면서 3위에 올라 있다. 선두 서울 SK(15승5패)에 1게임 뒤져 있고 전주 KCC와는 반게임 차이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3라운드까지 이어오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베테랑 김주성(38)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2∼2003시즌 데뷔 이래 줄곧 팀의 주축선수로 뛰어왔지만, 올 시즌에는 후배들의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DB의 이상범(49) 감독은 우리나이로 39세인 김주성의 나이와 체력 저하를 고려해 3∼4쿼터에만 중용하고 있다. 승부처에서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달라는 이 감독의 바람이 담긴 출전방식이다.

김주성은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출전시간은 평균 12분44초다. 평균 5.2점·2.5리바운드로 프로데뷔 이래 가장 낮은 기록이지만 중요할 때 ‘한 방’이 있다. 10월 25일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는 결승 버저비터 팁 인으로 팀에 극적인 승리(79-77)를 안겼다. 11월 29일 SK와의 선두권 맞대결에서는 4쿼터에 중요한 블록슛 2개를 기록해 수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짧은 시간 코트를 누비고 있지만, 임팩트는 강렬하다.

이 정도 ‘강렬함’이라면 식스맨상 수상도 노려볼만하다. 불과 몇 시즌 전까지만 해도 리그 최고의 빅맨으로 평가받았던 선수가 식스맨상 후보로 꼽힌다는 것은 자존심과 출전시간의 욕심을 내려놓고 조력자로 돌아섰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프로농구 역사상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선수가 식스맨상을 수상한 것은 주희정(은퇴)이 유일하다.

김주성은 “상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이다. 식스맨상을 받는다면 나름대로 내 역할을 인정받았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후배들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상은 우리 팀 후배들의 몫이다. 다들 너무 즐겁게 열심히 농구하고 있다. 팬들이 보기에도 그럴 것이다. 상을 받는다면 앞으로 더 큰 힘이 될 것이다. 식스맨상, 기량발전상 모두 우리 팀 후배들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김주성은 환하게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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