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한채진. 스포츠동아DB
KDB생명 조은주·이경은 등 주력선수 이탈
허슬플레이 등 궂은일로 후배들에게 귀감
구리 KDB생명은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시즌 초반부터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조은주(34), 주얼 로이드(23)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간판선수 이경은(30)까지 무릎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됐다.
팀 성적은 4승9패로 최하위다. KDB생명 김영주(50) 감독의 속은 타들어만 간다. 이런 가운데 12월 들어 치른 3경기에서 2승(1패)을 수확해 시즌 초반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악전고투 속 KDB생명을 이끌고 있는 선수는 베테랑 한채진(33)이다. 조은주, 로이드, 이경은이 빠진 악재 속에서도 한채진 만큼은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기록 면에서 잘 드러난다. 올 시즌 한채진은 13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23초를 뛰면서 9.5점·4.9리바운드·2.1어시스트·1.8스틸을 기록 중이다. 팀이 승리를 거둔 4경기에서는 평균 14.0점·8.3리바운드·2.8어시스트·1.8스틸을 올렸다.
한채진은 “프로생활 내내 기록에 크게 신경을 쓴 적이 없다. 내 기록이 좋았을 때 팀이 이긴지 몰랐다. 팀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발이라도 더 뛰고 같이 뛰는 후배들을 돕는 데 집중하다보니 기록이 잘 나온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기록에 집계되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궂은일에도 망설임이 없다. KDB생명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최선참이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다. 매 경기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루즈볼을 향해 몸을 날린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한채진의 솔선수범은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통산 500스틸(역대7호·현역선수 최다)은 그 결실이다.
한채진은 “하도 넘어지니까 주변에서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조)은주 언니, (이)경은이가 없다보니 솔직히 힘들다. 하지만 티를 안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덜랜드가 합류하면서 수비 매치업에서 국내선수들의 부담을 많이 덜어주고 있다. 후배들과 더 힘을 내서 이기는 일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