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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우유 좋아하는 아이, 카페인 중독 조심해야

입력 | 2017-12-11 03:00:00

200mL 가공유류 한 팩으로도 하루 카페인 섭취 권고량 초과
과잉 섭취하면 수면장애 부르고 “ADHD 유발” 연구 결과도




초콜릿우유를 두 잔 마시면 커피 한 잔을 마신 것과 비슷한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탄산음료, 코코아 가공식품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 곳곳에 카페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동아일보DB

체중 20kg인 5세 아동이 점심에 초콜릿우유 200mL 한 팩을 마시고 저녁에 엄마가 남긴 콜라 반 컵을 마셨다면? 이 아이는 하루 섭취 권고량의 배가 넘는 카페인을 흡수한 셈이다.

흔히 카페인 과다 섭취나 중독이라고 하면 어른이나 청소년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아이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다.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음료나 간식에 카페인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잘못하다가는 아이가 이른 나이에 카페인 중독에 이를 수 있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일일 최대 카페인 섭취 권고량은 성인은 400mg, 임산부 300mg, 어린이·청소년은 kg당 2.5mg 이하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평균 일일 섭취량은 67.8mg으로 일일 섭취 권고량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이는 평균값으로 음료 문화에 익숙한 요즘 젊은층이라면 거의 매일 권고량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

소아도 마찬가지다. 2015년 초등학생(만 7∼12세)과 미취학 어린이(만 1∼6세)의 일일 평균 카페인 섭취량은 각각 7.9mg, 3.6mg에 불과했지만 탄산음료나 초콜릿우유 등 가공유류 판매량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초등학생의 카페인 섭취 경로는 탄산음료(39%), 가공유류, 코코아 가공품류 순이다. 반면 미취학 어린이의 카페인 섭취 경로는 가공유류(32%)가 탄산음료나 코코아 가공품류에 앞선다.

식약처가 2014년 코코아나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1202개 제품의 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카페인이 가장 많이 든 식품은 커피(kg당 449.1mg), 가공유류(277.5mg), 에너지음료 등 음료류(239.6mg), 코코아 가공품류 또는 초콜릿류(231.8mg) 순이었다. 특히 초콜릿우유 2잔이면 커피 1잔에 든 카페인 함량을 뛰어넘었다. 5세 아동의 몸무게가 20kg 전후라고 하면 200mL 가공유류 한 팩만 마셔도 하루 카페인 섭취 권고량을 초과하게 된다.

카페인은 적당히 섭취하면 근육운동 능력을 높이고 집중력을 향상시키지만 과잉 섭취하면 혈관을 수축·팽창시키면서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체격이 작은 아이들은 그 영향에 더 민감하다. 또 카페인은 칼슘과 칼륨을 손실시켜 성장기 아이들에게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소아의 카페인 섭취가 뇌의 호르몬체계에 장애를 일으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은 “ADHD를 겪고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ADHD를 겪는 아동은 초콜릿우유, 콜라, 커피, 초콜릿 등 카페인 간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영양학회는 녹차아이스크림, 초콜릿 가공식품 등 카페인 함량이 높은 빙과류, 식품류를 아이들이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부모나 학교가 다음의 생활수칙을 기억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콜라는 가능한 한 마시지 않는다 △어른들이 마시는 믹스·원두커피를 어린아이가 마시지 않는다 △초콜릿이 많이 묻어 있는 간식을 주의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