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활동 무대로 한반도는 좁다”… 계몽운동가 유근 ‘글로벌 시야’ 제안
제호를 제안한 이는 1919년 3·1운동 뒤 한성 임시정부를 조직했던 석농(石농) 유근(1861∼1921)이다. 조선 말기 민중 계몽에 앞장섰던 황성신문의 창간 멤버이자 사장을 지내기도 했던 유근은 동아일보 창간 시 편집감독으로 참여했다. 독립 정신을 고취한 민간 신문의 정신을 동아일보가 이어 받은 것이다.
다른 한편 동아는 곧 조선을 뜻하기도 했다. “동방 해뜨는 곳의 주인은 조선됨(임)이 바꾸지 못할 것이요.” 창간호 5면에 실린 국어학자이자 사학자인 애류(崖溜) 권덕규(1890∼1950)의 기고 ‘동아해(東亞解)’에 담긴 표현이다.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하는 목적의 역사관 아래 동아시아가 곧 조선의 옛 땅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글은 또 조선 민족의 사명은 ‘홍익인간’이며 세계를 구제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에 비춰도 장대한 포부를 담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