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서 자당 안철수 대표 지지자에게 ‘계란 세례’를 받은 것과 관련해 “서글프다. 호남은 인내하고 자제했다”고 심정을 전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서글픈 하루를 보낸다. 저 박지원이 서글픈 게 아니라 호남이 상처 입는 것 같아 서글프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호남의 마음, 호남 정치가 상처 입을까 걱정되어서 안 대표의 방문일정을 연기하자 했다”며 “DJ를 음해한 장본인이 안 대표체제의 지도부라는 사실로 호남이 격앙되어있기에 지금은 통합논란에 불 지피러 호남 올 때가 아니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친안(親安·친안철수)계’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난 9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제보’ 논란에 휩싸여 구설에 올랐다.
이어 “안 대표는 그 일을 본 후 광주에서 ‘싸우는 정당이어서 지지도가 안 오른다’며 호남의원들 책임을 거론했다니 참담하다”며 “누가 싸움을 부추기고 있나. 통합론을 당밖에 흘리며 밀어붙이고, DJ음해로 흥분된 호남민심 생각해 방문일정 연기하자 해도 강행하고, 호남민은 부글부글 끓는 가슴 쥐어잡으며 자제하는데 안 대표 지지자는 폭력을 행사하며 호남 이미지를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발 서툰 계산이 아니라 안 대표의 국민의당을 탄생시켰던 호남의 마음을 받들라. 통합을 거론하며 ‘호남과 비호남의 입장이 달라 중재가 어렵다’고 지역갈라치기하면 안 된다. 두 번 다시 호남이 피눈물 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산안을 통해 국민의당이 양 날개의 정책연대를 통해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바른정당 따라 강남 갈 게 아니라 굳건하게 중심 잡고 승리의 길로 가야 한다. 국민의당이 변화의 결정적 방향타를 잡고 있고, 그 방향은 평화 민주 개혁과 새로운 경제 성장의 길로 향함이다. 그래야 민심의 지지를 받는다. 어렵게 주어진 이 기회를 외면하고 싸움의 정치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전 대표는 “안철수다움을 회복하라. 계산과 싸움이 아니라 비전과 진정성으로 임하라. 당의 활로는 유승민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호남의 정신과 안철수의 힘이 결합되어야 한다. 안 대표가 이제라도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 안철수지지자의 계란, 저 박지원이 맞았으면 됐다. 호남에 계란 던지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계란을 닦아내면서 “(안 대표가 맞을까 봐) 굉장히 염려했지만 다행히 저한테 던진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 분은 광주 안철수 연대 팬클럽 회장이라 한다. 저도 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