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항암제 침투 도와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 주변을 두텁게 감싸고 있는 ‘암세포 장벽’을 분해해 항암 효과를 높여 주는 나노물질을 개발했다.
김인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테라그노시스연구단 책임연구원과 양유수 선임연구원팀은 약물이나 면역세포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암세포가 만드는 일종의 방어막인 세포외기질을 효과적으로 분해해 뚫을 수 있는 나노물질 ‘히알루로니다아제(PH20) 엑소좀’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세포외기질을 분해할 수 있는 인체 유래 효소인 PH20을,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는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세포 밖 기관 ‘엑소좀’에 결합시킨 형태다.
PH20 효소와 엑소좀 모두 인체 내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다. PH20 효소는 정자가 난자에 들어갈 때 세포막 표면을 뚫는 단백질이다. 세포에서 분비되는 엑소좀은 세포 간 정보교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PH20 엑소좀은 미국의 할로자임테라퓨틱스에서 만든 유사 약물로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재조합 인간 PH20’보다 장벽 분해 효과가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펑크셔널 머티리얼스’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