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능 성적 발표]정시 지원 전략 어떻게
○ 무용지물 영어 절대평가
수학 나형의 1등급 비율이 4%의 두 배에 육박한 데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위권을 변별할 킬러 문항이 지나치게 어려워 최상위권과 중상위권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1등급 커트라인인 129점(원점수 92점으로 추정)에 무려 1만9937명의 학생이 몰려 1등급대 학생의 경합이 그만큼 치열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영역은 처음으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영어였다. 채점 결과 영어는 1등급 인원이 10.03%(5만2983명)에 달했고, 2등급은 19.65%(10만3756명)나 돼 사실상 수험생 10명 중 3명이 2등급 이상을 받았다. 이는 1등급 인원이 6∼8%일 것이라 내다봤던 교육계의 전망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영어 1등급 인원이 대폭 늘면서 1등급을 받지 못한 학생은 상위권 대학 입시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입시기관들은 “2등급 인원도 워낙 많아 서울 지역 상위권 대학은 물론이고 수도권 대학이나 지역 거점 국립대 지원 시에 영어 영역이 2등급 이하면 치명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리한 대학별 ‘최적 산술식’ 찾아야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에 따라 국·수·영·탐 등 4과목이 아니라 국·수·탐 또는 국·영·탐 등 3과목만 반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중하위권 대학은 국어·수학 표준점수를 활용하지 않고 탐구와 마찬가지로 백분위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이 상당히 많아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상위권 대학 가군과 나군은 사실상 두 번의 기회가 있다”며 “세 번의 지원 기회를 적정 수준 지원, 소신 지원, 안정 지원으로 분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입시기관들은 서울 주요 대학 인기학과의 국·수·탐 표준점수 합격 커트라인을 390점 안팎으로 내다봤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서울대 의예과와 경영대 합격선을 모두 397점으로 내다봤고, 대성학원은 각각 396점과 395점을 예상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서울대 의예과를 395점, 경영대를 397점으로 예상했다.
▼ 수능 만점 15명… 재학생 7-졸업생 7-검정고시 1명 ▼
이번에 만점자 수를 공개한 건 수능이 재수생에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입시업체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취합된 올해 수능 만점자 수는 졸업생 9명, 재학생 2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성 원장은 “채점 결과를 토대로 보면 수능이 재학생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거나 졸업생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에게 골고루 비슷한 난이도의 시험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과거 수능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의 만점자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성 원장은 “지나간 자료와 비교해 알려 드릴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 응시생 53만여 명 중 재학생은 39만8000여 명이었고 졸업생은 13만2000여 명에 불과했지만 만점자 수는 같았다.
평가원은 정식 채점 결과 발표 전 가채점 결과를 미리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성 원장은 “가채점 결과를 좀 더 일찍 발표하면 수험생들이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해 대학별 고사 준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우선 imsun@donga.com / 유덕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