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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안요원, 예루살렘서 흉기 피습

입력 | 2017-12-12 03:00:00

트럼프 선언후 처음… 팔레스타인 용의자 체포
네타냐후 “팔레스타인, 현실 받아들여야”
마크롱 “공존이 해법” 트럼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한 예루살렘 시내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보안요원을 흉기로 공격하는 일이 10일 발생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출신의 팔레스타인 남성 야신 아부 알꾸라(24)는 예루살렘 중앙버스터미널 입구의 보안 금속탐지기 옆에 서 있던 이스라엘 보안요원(25)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스라엘 경찰 대변인 미키 로센펠드는 “해당 보안요원은 상체를 찔려 중상을 입었으며, 용의자는 체포해 구금 중”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 시내 중심부에서 흉기 공격이 발생한 것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이 10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건설한 터널을 파괴했다고 발표하는 등 군사적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군 라디오에 출연해 “빨리 모든 상황이 진정돼 폭동과 폭력 없는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은 중동을 넘어 북아프리카까지 확대되고 있다. 9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의 미국대사관 근처에선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형을 불태우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시위대가 저지선에 다가서자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하기도 했다. 같은 날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도 수만 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전쟁 유발자 이스라엘에는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이스라엘을 침략 국가이자 테러 국가로 규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유럽을 방문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 엘리제궁에서 만나 “예루살렘은 항상 우리의 수도였고 다른 누구의 수도인 적이 없었다”며 “3000년 동안 이스라엘의 수도였고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0년 동안 유대인 국가의 수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은 현실을 받아들여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법에 의거한 유일한 해결책은 평화롭게 나란히 사는 두 국가의 설립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1일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유럽연합(EU) 27개국 외교장관과 회동을 갖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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