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500만 원 안 주면 아이 처리 하겠다” 가족 납치 보이스피싱 급증

입력 | 2017-12-12 16:57:00

가족 납치 보이스피싱




가족을 납치했다고 속여 돈을 요구하는 '납치빙자형' 보이스피싱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납치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92건, 피해금액은 총 5억200만 원이었다. 피해액은 지난 9월 1억 8300만 원(37건), 10월 2억 1600만 원(36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올 들어 11월까지 납치빙자형 건당 피해액은 594만 원으로 전체 보이스피싱 건당 피해액(483만 원)의 1.23배였다.

사기범들은 저출산으로 자녀가 1~2명밖에 없고,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많은 사회적 상황을 이용해 자녀나 부모를 납치했다고 협박하고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상황도 연출했다.

#1. (사기범 A) "여기 지금 지하 창고인데 내가 며칠 전에 감방에서 나왔는데 돈이 필요해서 어머님 지하 창고에 잡아두고 있다. / 전화기 끊고 경찰한테 신고하거나 딴짓거리 하면 니 엄마 손가락 다 잘라버리겠다, 알겠어?"

#2. (사기범 B) "아이 학원 못 들어갔다. 내가 원하는 건 많지 않다. 1500만 원이 필요하다. 1500만 원 있냐? 없으면 내가 전화 끊고 (아이) 처리하겠다. / 나는 용건을 분명히 말했고 원하는 건 돈이고 애는 해치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피해자는 크게 당황해 사기범이 요구하는대로 자금을 송금하는 등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사기범들은 한결 같이 주위 사람이나 경찰에 알리지 말라고 협박하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침착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