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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이베이로 중동공략… 청년상인의 진화

입력 | 2017-12-13 03:00:00

수출 스타 경진대회 2100명 경쟁… 수상자 비법 공개




청년드림센터장상 정은미 씨 유튜버 소개 많이 한 한국화장품… 시장 조사 통해 6000만원 팔아

“띵동. 택배입니다.”

해외 유명 제품을 온라인 쇼핑을 통해 집에서 받아 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상이 됐다. 온라인 쇼핑은 지구 반대편 판매자와 소비자를 이어준다. 이러한 온라인 쇼핑에 매력을 느낀 청년들이 전 세계를 잠재적 시장으로 삼고 ‘수출’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쇼핑몰인 ‘이베이’가 이들에게 무대를 제공한다.

이베이코리아는 해외 판매자로 성공을 꿈꾸는 창업가들을 발굴하는 ‘제7회 이베이 수출스타 경진대회’를 8∼11월 4개월 동안 진행했다. 동아일보와 한국무역협회, 우정사업본부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 총 2100여 명의 판매자들이 참가했다. 이들의 누적 판매액은 35억 원. 이베이코리아는 11일 뛰어난 판매 실적을 보였거나 고객 만족도 점수가 높은 판매자를 시상했다. 20명이 수상의 영광의 안았다. 이 중 3명의 판매자를 만나 성공 비결을 직접 들어봤다.

○ 성공 비결은 ‘시장 조사’에 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상’을 받은 정은미 씨(26·여)는 대학 졸업 후 한 중소 무역회사에 다니다 ‘1인 무역’을 꿈꾸며 퇴사했다. 그러면서 선택한 것이 이베이다.

정 씨의 성공 비결은 이베이의 특징을 사전에 파악한 시장 조사에 있었다. 그는 해외 팔로어(구독자)가 많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소개된 한국 제품이 무엇인지부터 살폈다. 정 씨는 “이베이 이용자의 상당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본 제품을 궁금해하고 사고 싶어 한다. 국내 유명 제품이 반드시 해외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해외 SNS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찾아본 뒤 판매했다”고 했다.

정 씨는 유명 유튜버가 소개한 한국 화장품을 주로 팔았다. 이러한 시장 조사는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졌다. 4개월 동안 480개 상품을 팔아 6000만 원 상당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그러던 중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은 결국 ‘한국적’인 게 아닐까”란 생각에 이르렀다. 전통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이런 그의 안목은 해외 소비자를 만족시켰다.

정 씨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부지런함이다. 안정적인 판매에 안주하지 않고 매일 5∼7개의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정 씨는 “계속 새로운 물건을 준비하면 해외 소비자의 소비 동향을 알 수 있다. 또 한 명의 소비자라도 더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뿌듯한 순간을 묻자 “진심이 통할 때”라는 답이 돌아왔다. 정 씨는 “해외 소비자로부터 ‘좋은 제품 잘 받았다.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 진심이 통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그는 “비록 작은 규모지만 해외에 한국 제품을 알려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생각에 자긍심이 크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 남들과 다른 것을, 다르게 팔아라

대상 유덕영 씨 SNS 활용해 아랍어로 판촉… 영어 못하는 중동 고객에게 인기

상당수 판매자들이 한류 열풍을 고려하여 한국 연예인들이 모델인 화장품이나 케이팝 음반 등을 판매한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를 무시하고 스포츠용품을 다뤄 성과를 올린 판매자도 있다. ‘우수상’을 받은 최성진 씨(29)의 이야기다.

최 씨는 이번 대회에서 골프와 자전거 등 스포츠용품을 팔았다. 그는 “대부분이 화장품 등을 판매하다 보니 그 안에서 경쟁이 심하다.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추자는 생각에 스포츠용품을 취급하기로 했다”고 했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스포츠용품에 관심이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었다. 최 씨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뚝심으로 버티고 나갔다. 이베이 셀러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배송비를 줄이는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했다. 전 세계로 배송하기 때문에 ‘배송비 문제’ ‘배송 지연’ 등은 판매자들의 주된 고민이다. 최 씨는 “단 1g의 무게 차이로 배송료 1000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포장 무게를 어떻게 하면 더 줄일 수 있을까 전 직원이 고민을 한다”고 했다.

이런 최 씨는 가장 보람된 순간으로 ‘포장할 때’를 꼽았다. 그는 “우리 물건을 믿고 구매해 준 해외 소비자를 위해 정성껏 포장해 발송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수상 최성진 씨 스포츠용품 배송비 줄여 수익 개선… “남들과 다른 것을 다르게 팔아”

소통 전략으로 성과를 올린 판매자도 있다. ‘대상’을 수상한 유덕영 씨(31)는 아랍어 전공을 살려 SNS를 활용한 판매 홍보도 아랍어로 했다. 아랍어로 상품 문의가 들어오면 즉시 아랍어로 답변을 보냈다. 그는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중동 지역 이베이 이용자들을 단골로 만들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단 한 사람이 원하는 제품이라도 구해서 판매했다. 유 씨는 “한 중동 외국인이 한국의 닭볶음면을 먹어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마진을 따지지 않고 팔았더니 무척 고마워했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유 씨는 업체명도 아랍어에서 따왔다. 그는 “외국 유학 시절 보고 느낀 중동은 굉장히 큰 시장이었다. 중동권만 잘 공략해도 이베이 셀러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이베이 특성상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미국 등에서도 많은 판매가 이뤄졌지만 ‘나만의 콘셉트’를 가진 것이 성공 비결이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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