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성 떨어지고 활동근거 미흡… 내년 지방선거후 ‘용도폐기’ 가능성
행정기관에서 행복위원회를 운영하면 주민이 행복해질까?
경남도가 12일 출범시킨 ‘경남도민행복위원회’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이 야심 차게 추진했지만 참신성이 떨어지는 데다 활동 근거가 미흡하고 지속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많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용도 폐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남도는 이날 오전 10시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경남도 도민행복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행복위원회는 △성평등 행복 △미래세대 행복 △가족 행복 △자립자활 행복 △어르신 행복 △장애인 행복 △녹색 행복의 7개 분과로 짰다.
앞서 한 대행은 10월 간부회의에서 “부서별 위원회를 운영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 도민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청소년, 장애인, 어르신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민간이 주도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찾아 시행하는 ‘정책자문 컨트롤타워’로 삼겠다는 취지였다. 경남도는 이를 ‘참여 도정의 완성’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행복위는 법률이나 조례에 근거를 두지 않은 임의 조직이다. 예산 집행이나 정책 수행, 지속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존 위원회와 업무가 중복되는 것도 문제다. 경남도에는 건강기본법, 청소년기본법, 노인 및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노인일자리 창출 조례, 장애인 활동지원 비용부담 조례, 청소년 지원 조례, 어린이 안전지원 조례 등 조례만 50여 개다. 이에 근거해 청소년육성위원회, 사회복지위원회, 노인일자리 창출위원회, 양성평등위원회 등 20개 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한 직원은 “옥상옥(屋上屋) 느낌이 드는 데다 복지분야 업무가 가중돼 본연의 일마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며 “한 대행이 물러난 뒤 행복위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