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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위암

입력 | 2017-12-13 03:00:00

의사 기자의 팩트 체크




《 한국인에게 위암은 떨치기 힘든 공포다. 남자 암 발생률 1위고, 암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2위일 정도로 높다. 여자는 위암이 암 사망률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대표적으로 발생하는 위암의 원인, 치료, 예방 등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을 소개한다. 》


 
Q. 위암은 유전이라는데, 아버지가 위암이었으니 저도 걸리겠네요?

A:
NO. 대부분 암은 외부의 환경요인에 의해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위암처럼 식이 습관과 헬리코박터균이 원인이 되는 경우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위암은 유적적인 요인보다는 외부환경의 영향이 약 90%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10% 정도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가족 중에 유난히 위암이 많다면 유전상담이 필요하다.

Q. 위염진단을 받았는데, 장차 위암에 걸리겠네요?

A:
NO. 위염은 말 그대로 위에 염증이 있다는 말이다. 위염의 종류는 다양하다. 즉 미란성 위염, 출혈성 위염, 표재성 위염, 위축성 위염, 급성위염, 만성위염, 화생성 위염 등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포함한 다양한 자극과 담배, 술, 약물 등의 유해한 물질 때문에 위염이 유발되며, 보통은 일시적이며 스트레스나 자극이 사라지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다만 위축성 위염으로 알려진 위염은 화생성 위염으로 진행하고 이는 다시 위암으로 진행하는 위험인자다. 하지만 위축성위염이라도 모두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며 보고에 따르면 위축성 위염을 가진 사람의 2% 미만이 위암으로 진행한다. 위축성 위염은 특히 헬리코박터 균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헬리코박터 균의 치료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



Q. 매운 음식이 위암을 유발하는 직접 원인이 되나요?

A:
NO. 일본은 전통적으로 매운 음식을 먹지 않는데도 위암이 우리나라만큼 많다. 우리보다 매운맛을 즐기는 인도나 태국은 반대로 위암환자가 적다. 매운 음식이 위에 좋지 못하다는 일반인의 믿음과는 달리 매운 음식은 위암에 크게 상관이 없다. 하지만 짠 음식은 위암과 많은 관련이 있다. 최근 일본의 논문에서 3만 여명을 14년 동안 관찰한 결과 짠 음식을 먹은 사람이 싱겁게 먹는 사람에 비해 위암이 30% 더 많이 발생했고 더 짜게 먹을수록 최대 60%까지 증가했다. 강한 위산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위점막 세포는 자체 방어막을 가지고 있는데 짠 음식은 이 방어막을 약하게 만들어 위염증을 더욱 유발하고 헬리코박터균이 침투해있다면 암을 유발하는 염증까지 쉽게 일으킨다.



Q. 위암을 수술없이 치료할 방법은 없나요?

A
. 예전부터 위암은 위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항암치료방법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종양을 남김없이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위암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법 이외의 다른 방법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종양제거 치료법은 크게 위내시경 점막절제술 방법과 외과적 위절제 수술방법이 있다. 위내시경 점막절제술로 치료하는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위내시경 기계의 발달과 조기위암 검진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위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위암은 많지 않다. 위암의 모양과 크기, 세포형태, 위치에 따라 수술방법이 달라지므로 담당의사와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위내시경 절제술 이외에는 전통적인 개복 위절제수술 방법과 복강경 위절제술이 있다. 복강경수술은 15여년전 부터 점차 시행되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치료. 복강경수술은 최소침습수술이라는 개념 하에 환자에게 고통을 덜 주고 수술 뒤 회복이 빠르다. 한편 국내 위암 수술 수준은 병원마다 큰 차이는 없다. 위암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도움을 구하고 치료를 받으면 된다.



Q.위암을 다 제거했다면 내시경 검사는 일반인들 수준으로 받으면 되나요?

A.
위암은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위암의 내시경 절제술은 병변만을 제거하는 장점이 있고 5년 생존율이 96% 이상 나온다. 하지만 위가 보존되다 보니 암을 제거한 부위 외에 위의 다른 부위에서 암이 다시 생길 수 있다. 위암 내시경 절제술의 약 10%에서 위의 다른 부위에서 암이 재발한다. 재발한 위암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수술 후 첫 1, 2년은 3¤6개월 간격, 이후는 6¤12개월 간격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Q. 병원에서 면역항암제라는 말을 하던데…

A: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제와 다르게 환자 자신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암과 싸우게 하는 암 치료법으로 3세대 암치료 방법이라 불린다. 다양한 암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면역항암제가 개발되고 있다. 위암분야는 옵디보, 키드루다 등이 면역항암제로서 임상 중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키드루다를 위암치료제로 승인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키드루다는 폐암에서만 의료급여가 인정되었다. 그 외의 암에 대해선 사전신청에 의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준다. 1회 사용에 비용이 수백 만원이 넘어 환자의 부담이 크다. 또 위암에서는 다른 암에 비해 그 효과가 못 미치는 편인데 3차, 4차 요법으로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은 전체 환자 중 20% 정도의 환자에서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현재 면역항암제가 각 암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는 게 사실이지만 명확한 사용범위와 더 면밀한 효과검증이 필요하다.

도움말=대한위암학회
인포그래픽=경희의료원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2000년 서울대 의대 졸업, 통합의학 박사 겸 의사. 2001년부터 동아일보 기자로
의학 건강 분야의 수많은 단독기사와 심층 해설 기사를 써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