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출신 27세 이민자, 인파 몰리는 월요일 출근길 노려 사제폭탄 터뜨려 4명 부상… 트럼프, 이민개혁법 다시 촉구
뉴욕경찰과 미 언론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20분경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인 아카예드 울라(27·사진)가 포트 오소리티 버스터미널과 타임스스퀘어를 잇는 지하통로에서 자신의 몸에 부착한 파이프형 사제폭탄을 터뜨렸다. 파이프 내부 화학물질 일부엔 불이 붙었지만 파이프 자체가 폭발하지는 않았다.
폭발물은 약 30cm 길이의 파이프로 안에 흑색 화약, 배터리, 못, 나사 등이 들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울라가 최소 2개의 폭탄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인이 벨크로(일명 찍찍이)와 지퍼로 폭탄을 자신의 몸에 단단히 부착한 것으로 미뤄 지하철에 탑승해 자살폭탄 테러를 벌이려 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테러 동기에 대해선 보도가 엇갈린다. NBC는 미국의 IS 공습에 화가 나 있던 범인이 범행 장소 부근에서 크리스마스 포스터를 보고 과거 IS의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연휴 테러를 떠올려 폭탄을 터뜨렸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최근 IS 추종자들 사이에서 채팅앱을 통해 타임스스퀘어에 폭탄박스를 들고 서 있는 산타클로스 이미지가 공유됐다고 전했다. 반면 CNN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범인이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는 행동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팔 갈등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을 계기로 다시 불붙고 있다.
울라가 2011년 가족이민비자(F-43)로 미국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이민개혁법 입법을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현 이민 제도는) 다수의 매우 위험한 인물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