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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의 지혜]혁신과제들 수행땐 시차-간격 충분히 둬야

입력 | 2017-12-14 03:00:00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혁신이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이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직원들이 느끼는 피로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혁신은 직원들에게 일상적인 업무 외에 추가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과도한 업무 부담은 다음 혁신에 대한 능동적인 참여도를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경영진 입장에서 직원들이 혁신에 지속적으로 몰입해 긍정적인 성과를 내도록 이끄는 것이 쉽지 않다.

최근 실제로 과거 혁신 경험이 근로자들의 피로도와 향후 혁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과 중국 연구자들이 각국 기업의 관리자와 직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원들은 자주 혁신을 경험하고 실패한 경험이 많을수록 강한 무기력감과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원들은 혁신 빈도가 낮으면 실패 경험이 많을 때에만 무기력감과 피로를 느꼈지만, 혁신 빈도가 잦아서 강도가 높을 때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무기력감과 피로에 시달렸다. 이러한 직원들의 정서는 향후 혁신 행동을 감소시키면서 중장기적으로 혁신 효과를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구 결과는 과거 혁신 경험의 강도와 직원들의 실패감이 직원들에게 혁신에 대한 무기력과 피로를 일으켜 미래의 혁신 성공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 입장에서 지속적인 혁신에 성공하려면 직원들이 과거 혁신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관리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특히 최고경영자는 여러 가지 혁신을 추진할 때 충분한 시차와 간격을 설정하는 게 좋다. 너무 잦은 변화와 혁신 시도는 직원들의 무기력감을 유발해 궁극적으로 이후 혁신 과정에서 실패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관리자들은 혁신 과제를 연속적으로 추진할 때 긍정적인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직원들이 혁신에 실패했을 때도 그로 인해 얻은 교훈을 주의 깊게 전달한다면, 직원들에게 다음 혁신 과정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