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행사 예 갖춰야” 참석자 격 높여 中매체, 노영민 대사 모습 잇단 노출 日기자들 “2년전 톈안먼 외교 같아”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방중 첫날 스스로 난징대학살 관련 언급을 했을 뿐 아니라 노영민 주중 대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난징대학살 80주기 국가추모식에 참석하게 해 한국 정부 차원의 추모 입장을 분명하게 전했다.
관례에 따르면 노 대사는 이날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에서 문 대통령을 맞아야 했지만 12일 밤 추모식이 열리는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으로 이동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가는 게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며 노 대사에게 추모식 참석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원래 주상하이(上海) 총영사와 주베이징 대사관 공사참사관이 참석하려 했으나 대통령의 뜻에 따라 밤사이 급하게 참석자의 격(格)을 높였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국가적인 행사인데 우리도 뭔가 예를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난징대학살 희생동포기념관에서 시작된 추모식을 생중계한 관영 중국중앙(CC)TV는 추모식에 참석한 노 대사의 모습을 2차례 화면에 노출시켰다. 노 대사는 이날 추모식에서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고 시 주석과의 면담도 없었다고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 방중을 취재하는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톈안먼 성루에 오른) 2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일본을 적시해서 놀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북한 측은 추모식에 초청받았음에도 참석하지 않아 최악의 북-중 관계를 반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