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의 왜곡은 다큐멘터리에서도 불거진다. 미국의 진보주의자로 이름난 마이클 무어 감독도 망신당한 적이 있다. 2007년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클 무어 뒤집어보기’에 따르면 무어는 제너럴모터스사를 비판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제너럴모터스사 회장을 만났는데도 못 만났다고 하는 등 의도에 맞춰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입맛대로 편집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예능도, 다큐 영화의 제작진도 아닌 중국의 국영방송사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를 멋대로 편집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중앙(CC)TV는 8일 청와대에서 녹화한 문 대통령 인터뷰를 11일 방송하면서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등 ‘3NO’ 원칙과 관련해 “그것은 결코 새로운 입장이 아니다”라는 대통령 발언을 삭제했다. 방송시간 대부분을 사드 문제에 초점을 맞췄고 대통령 답변 중 ‘다짐’을 ‘약속’으로 해석했다.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이 나라 국영방송. 그래도 명색이 언론사인데 자국의 일방적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 생략에 과장 등 편향 보도를 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사회자는 문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공세적 질문을 반복했고 “수억 명 중국 시청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입장을 말해 달라”고 다그치기까지 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