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국가사회 전면통제하는 시진핑사상은 21세기의 반동 인권·평등의 ‘문재인 촛불’과 정면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어 중국 넘어 북핵 극복하려면 전방위 自强이 유일한 길… 문 대통령이 이를 확인한다면 訪中은 대성공이다
김진현 객원논설위원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원자폭탄 수소폭탄을 만든 나라임에도 한중 과학기술장관회의 중국 측 요청 목록엔 병마개 기술 제공이 있을 정도로 민생기술이 낮은 때였다. 인구 11억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4400억 달러, 1인당 370달러였다. 인구 4500만 한국 GDP는 중국과 비등했고 1인당으로는 23배나 됐다. 한반도 역사에서 중국을 실력으로 이겨본 최초의 기록이다. 모든 것이 낙관적이었다. 공산당을 흔든 톈안먼 사태 3년 뒤이고 소련 붕괴 1년 뒤였다. 중국도 탈냉전 이후의 세계화 질서, 즉 민주정치 시장경제 다원·개방사회라는 자유진보주의 체제로 지향할 것을 의심하는 이 거의 없었다.
올 8월 수교 25년 기념식은 베이징이나 서울이나 예년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치르는 냉기류가 넘쳤다. 국민 간에도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반한(反韓) 반중(反中) 정서가 급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공식 국빈방문인데 ‘공동성명’조차 없다고 하니 역사는 전진하는 것이라 믿는 것이 어리석은 것인가.
시진핑은 정확하게 그 반대, 촛불억압의 상징이다. 10월 공산당 19차 대회를 통해 당의 국가사회 전면적 통제, 즉 대학 교회 언론 기업까지 직접 통제를 선언했다. 공산주의 원적지에서 파산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 새 시대’ 사상 즉 ‘시진핑 사회주의’라는 새 이념으로 부활시켜 새 질서의 세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패권주의에 시진핑 사상을 염색했다.
아무리 포장해도 일당 독재, 전위(前衛) 전체주의의 비극을 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긴 인류 역사의 전진이다. 중국판 노벨 평화상이라는 ‘공자평화상’의 수상자 또는 선정된 자들을 보라. 푸틴, 카스트로, 33년 독재도 모자라 40세 연하의 부인에게 정권을 넘기려다 쫓겨난 짐바브웨의 무가베 등이다. 공자와 평화를 완벽하게 모욕하고 있다. 시진핑 사상은 바로 중국이 맹렬히 전 세계에 공작하는 ‘공자학원’과 ‘공자평화상’의 더 대담한 확장이다. 한국의 준동맹으로까지 가까웠던 대만의 지리 교과서마저 1960년대까지는 한반도가 중국 영토로 기술되어 우리가 항의했었다.
21세기 반동(反動) 시진핑 사상과 아직까지도 온전한 중국 천하제일 유전자는 21세기 자유인권의 화신을 자처하는 ‘문재인 촛불’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공자평화상 수상을 바라지 않는다면 그 충돌을 회피할 수 없다. 진정 문 대통령이 이승만 박정희를 넘는 자유진보주의자라면 공자평화상과 싸우는 것이 ‘운명’이다. 꼭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비장한 말이 그것이다. “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치적으로 손해 가는 일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은 노무현밖에 없다고 스스로 믿어 결정했다.”
시진핑 만리장성을 넘어 북핵 극복, 통일 평화로 가는 길은 오직 자강, 4강을 넘는 자강, 4강 틈을 잡는 자강,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자강, 경제 손실을 각오하는 자강, 전쟁을 각오하고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강, 지도자들이 희생의 모범을 보이는 자강뿐임을 베이징에서 확인하면 문 대통령의 방중은 대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