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평창이다]건설 총지휘 여성찬 현장소장
대림산업의 여성찬 평창선수촌 현장소장이 선수촌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그의 가슴에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배지가 달려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평창선수촌 항공사진. 여성찬 소장 제공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전 세계 선수들의 보금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선수촌으로 활용되는 ‘평창올림픽빌리지’다. 올림픽 기간 평창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는 설상 종목 3700여 명의 선수단이 묵게 된다.
선수촌 건설을 총지휘하는 현장소장의 중책을 맡고 있는 대림산업 여성찬 부장(46)은 올림픽 개막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어깨가 더욱 무겁기만 하다. 선수들이 편안히 쉬고 잠자리에 들 수 있어야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숙소에 문제라도 생기면 회사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마저 훼손될 수 있다. 선수촌 준공식은 15일 열린다.
여 소장은 7월 전임 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근무가 어려워지자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다. 1996년 입사 후 본사 근무 외에 10년 넘게 현장을 누볐지만 낯선 대관령에선 시련의 연속이었다. 8, 9월 비가 자주 내려 공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가 많이 오다 보니 부실 공사 방지와 근로자 안전을 위해 28일 동안 공사를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기(工期)를 못 맞출까 애가 탔지요.”
장마철이 끝나자마자 여 소장은 공기를 줄이기 위해 야간작업을 강행했다. 대관령은 세찬 바람 탓에 가을철에도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다. 대부분이 외지인인 근로자들은 추위에 애를 먹었고, 여 소장은 겨울용 항공점퍼를 긴급 공수해 근로자들에게 지급했다.
여 소장은 이달까지 전기, 수도, 난방 등 기본적인 사안들을 중점 점검한 뒤 내년 1월에는 직원들과 함께 선수촌에서 직접 숙박을 하며 막바지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거주자의 입장에서 불편이 없는지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도다.
선수촌은 올림픽이 끝나면 일반 아파트로 활용된다. 분양은 이미 100% 완료된 상태. 지난달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았고 올림픽을 치른 뒤 내년 9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 소장은 올림픽 준비에 집 생각도 잠시 접었다. 현장소장 부임 후 5개월 동안 서울에 있는 집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가고 있다. 올림픽 기간에는 10여 명의 직원과 함께 선수촌에 상주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올림픽은 내년 2월 9일 개막하지만 선수촌 입촌은 1월 말 예정이다.
“선수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점검하고 또 점검하겠습니다.”
여 소장에게 올림픽은 이미 시작된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