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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노인에게 패딩 벗어준 중학생들 “어른들은 왜 안 도와주지?”

입력 | 2017-12-14 10:04:00

사진=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시장에 쓰러져 있던 노인에게 입고 있던 패딩을 벗어준 뒤 집까지 업고 데려다 준 중학생들이 화제다.

중학생들의 선행은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구 을)에 의해서 알려지게 됐다.

11일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영하 강추위에 답십리2동 청솔아파트 답십리시장 방앗간 근처에서 나이 드신 분이 쓰러졌다”며 “등굣길 학생들은 잠바를 벗어 어르신에게 옷을 입혀드려 체온을 유지하게 하면서 119에 신고를 했다. 어르신이 잠깐 정신을 차리자 집을 물어본 후 업어서 데려다 드리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선행의 주인공은 전농중학교 1학년 엄창민, 신세현 군과 2학년 정호균 군.

14일 엄창민 군과 정호균 군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엄창민 군은 “어떤 할아버지가 땅바닥에 누워계셔서 불안해서 코에다 손을 갖다댔더니 숨을 안 쉬더라”며 “일단 날씨가 너무 추워가지고 계속 누워계시면 동상 걸릴까봐 어깨랑 가슴 쪽을 쳐보니까 숨을 쉬더라. 그다음에 제가 친구보고 점퍼 좀 벗어달라고 하고 덮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가게 아주머니가 와서 할아버지 가족을 불러주셨다. 가족분이 나오셔서 집이 어딘지 알려줬다. 저는 할아버지를 업고 호균이는 제 가방이랑 점퍼를 들어줬다”고 말했다.

사진=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당시 정호균 군은 학교 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험에 늦어서 어떻게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정호균 군은 “괜찮게 봤다. 역사 과목 80점 맞았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특히 “어른들도 많이 지나다니고 그럴 시간인데 어른들은 아무것도 안 하시더냐”는 질문에는 “그냥 쳐다만 보시고 그냥 지나갔다”며 “‘왜 안 도와주나’ 그런 생각을 했다. 이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학생들에게는 국회의원 표창이 수여될 예정이다.

민병두 의원실 측은 동아닷컴에 “지역구 학생들이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법 위반이라 민병두 의원님이 직접 줄 순 없다고 했다”며 “그래서 당의 다른 의원님이 주실 예정이다. 다음 주 중에 표창을 하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