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경부고속도로. 한국도로공사 제공
누구에게나 열린 플랫폼, 도공-기술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다
도공기술마켓은 한국도로공사의 자성적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기술력보다 영업력이 높은 자가 과점적 시장지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기존의 신기술 시장은 도로산업의 정체를 가져왔다. 이제 민간의 우수한 기술들이 제한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도공 역시 많은 기술을 체계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이를 위해 신기술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바로 ‘On-Line 비대면 플랫폼’이다.
올해 시범운영 기간, 6월에서 8월까지의 짧은 접수기간에도 반응은 뜨거웠다. 시장 진입의 문턱 앞에서 늘 좌절했던 민간기업과 개발자들은 도공기술마켓의 등장에 반갑게 화답했다. 총 218건의 신기술 접수 건수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도로공사 도공기술마켓 포털사이트.
도공기술마켓의 가장 큰 성과는 자기 진단을 통해 도공과 기술개발자의 동반성장이 가능한 플랫폼을 계획했고, 그를 현실화했다는 것. 민간이 보유한 기술을 손쉽게 홍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공동 R&D까지 가능한 유통망은 도공기술마켓이 유일하다. 신기술 발굴에 어려움을 겪었던 도공 역시 많은 신기술을 접할 수 있고 검증된 신기술 데이터 확보로 도로기술 혁신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 번째는 청탁의 고리를 근절했다는 것이다. 신기술 도입 창구를 일원화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검증된 기술만을 등록하고 활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열린 산업구조의 오픈 플랫폼 구축으로 공공기관의 청렴문화를 정착시켰으며, 이를 민간에까지 공유·확산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민관자율협력의 새 모델로서의 역할도 크다. 중소기업이 건설업계 99%를 차지하나 현실은 상위 2%의 대기업 중심이었던 시장구조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온 것. 중소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로 자체 시장을 형성해 독자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내 정규플랫폼 오픈, 올해 성공은 시작일 뿐
도공기술마켓은 오픈을 앞두고 있는 정규 플랫폼(market.ex.co.kr)을 기반으로 구조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며 2018년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견고한 심사와 신기술 활성화를 위해 ‘신기술 심의위원회’를 신설했다. 새로 마련한 신기술 심의위원회는 내·외부 기술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으며, 접수된 신기술을 검증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제안한 기술자 및 기술에 대한 조언, 발전방안 등 핵심적인 자문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기술 중심의 시장 조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를 미리 예측하고, 민관 자율협력 R&D 및 각종 지원을 통해 새로운 영역에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신기술 도입을 활성화하고 우수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체되어 있던 도로 산업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현재 진행 중인 서울∼세종 고속도로 첨단화를 시작으로, 앞으로 시행할 건설·시설 개량사업에 기술마켓을 통해 발굴한 우수 신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