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린드블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이 롯데서 활약한 조쉬 린드블럼을 145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내년 시즌이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두산은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다른 팀에서 뛰었던 투수를 영입해 재활용하면서 크게 성공한 사례도 있었지만 실패한 사례도 있었다. 린드블럼은 과연 어떤 전철을 따르게 될까.
다니엘 리오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 두산은 재활용 선수의 천국?
KBO리그 역사에서 다른 팀에서 뛰던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를 찾자면 두산이 대표적이다. 우선 다니엘 리오스다. 2002년 KIA에 입단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4승5패, 13세이브를 올리며 맹활약한 뒤 2003년엔 10승(13패)로 주춤했지만 2004년 17승(8패)을 기록하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그러나 리오스는 2005년 7월 2대1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다. 투수 전병두와 내야수 김주호를 내주고 리오스를 받은 두산은 쏠쏠한 재미를 봤다. 2005년 KIA에서 6승10패로 부진했지만 두산 이적 후에만 9승2패를 거둬 그해 15승12패로 마무리했다. 2006년 12승16패(방어율 2.90)에 이어 2007년 22승5패(방어율 2.07)로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승을 달성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리오스가 2008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입단한 뒤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퇴출되면서 KBO리그 성적에도 의구심이 뒤따르고는 있지만, 당시 KBO리그 도핑테스트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심증만 있을 뿐이다.
마크 키퍼.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 린드블럼은 리오스가 될까, 키퍼가 될까
그렇다고 두산이 외국인선수를 재활용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 실패 사례는 마크 키퍼다. 키퍼는 2002년 KIA에서 19승9패로 역대 외국인투수 최초 다승왕에 올랐다. 그러나 2003년 KIA에서 전반기에 4승4패로 부진했고, 7월에 두산은 최용호를 내주고 키퍼를 영입하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해 두산 이적 후 4승3패에 그치더니 2004년에도 7승9패로 부진해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잠실구장은 국내 최고의 투수친화적 구장으로 꼽힌다. 여기에 두산 야수들의 수비력과 공격력의 지원을 받는다면 린드블럼은 롯데 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떤 요소가 부정적으로 작용해 실패할지 모를 일이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