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프로야구 외인 드래프트 당시 각 구단에 지명된 선수들. 사진제공|한국야구위원회
1997년 11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힐튼호텔. 투수 조 스트롱(당시 35세)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현대 유니콘스 김재박 감독과 나란히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KBO 역사상 첫 번째 외국인 선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스트롱은 전날 열린 외국인 선수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총액 12만 달러(연봉 10만·부대비용 2만 달러)에 사인을 한 뒤 “한국 야구 역사에 이름을 올려 기쁘다”고 말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가 처음으로 KBO리그에 등장했다. 시즌 중 계약한 주니어 펠릭스(LG)를 포함해 총 12명(롯데·해태 각 1명만 계약·쌍방울 드래프트 미참가)이었다. 외국인선수 도입 첫 시즌 구단별 쿼터는 2명이었다.
이후 2017시즌까지 총 346명의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1998시즌 첫 해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은 부대비용 포함 12만 달러였다. 2017시즌 개막전 기준 10개 구단 30명의 외국인 선수가 받은 연봉 총액은 무려 3098만 5000달러, 약 356억원에 이른다.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받은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 210만 달러는 1998년 최고 연봉 12만 달러의 무려 17.5배다.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는 팀당 2명에서 2001~2002년 한시적으로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2014시즌부터 다시 3명으로 확대됐다. 2010년대 초중반에는 투수 쏠림현상이 컸지만 제도변경으로 야수 한 명을 무조건 포함해야 해 다시 외국인 거포 시대가 열렸다.
포지션별로는 올해까지 전체 346명 중 투수가 219명으로 63%에 달한다. 내야수가 62명, 외야수는 65명이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227명으로 가장 많고 도미니카공화국이 64명으로 두 번째다.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중남미, 그리고 네덜란드에서도 다수의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에서 뛰었다. 동양권에서는 6명의 일본선수가 KBO리그에 이름을 남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