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세번째 만남… 2시간 15분 회담
“가까운 이웃” 웃으며 악수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방중 이틀째인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시 주석과의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다만 시 주석은 지난달 베트남 다낭에서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사드 문제를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사드 문제가 10월 말 양국 합의문에 따라 일단락되기를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 시 주석, ‘사드’ 또 언급
하지만 시 주석은 비공개로 진행된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재차 사드 문제를 테이블에 꺼냈다. 청와대도 언론발표문에서 명시적으로 “시 주석이 사드 문제 관련 중국 측 입장을 재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시 주석은 사드 문제를 언급하며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개선이 되고 있고,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관리를 잘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관계 회복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언급”이라고 자평했다. 물론 시 주석이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등의 구체적인 표현을 한 것은 과거보다 미래에 방점을 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 정부가 기대했던 사드 문제의 ‘완전한 봉합’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 한반도 전쟁 불가 원칙 합의
두 정상은 전쟁 불가 등 한반도와 관련한 4대 원칙에도 합의했다. 이번 4대 원칙에 문 대통령의 북핵 해법 구상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다. 전쟁 불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등의 내용은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것들이다.
또 미일과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 전략을 펴고 있는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도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라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여기에 두 정상 간 ‘핫 라인’ 구축에 이어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한 점도 향후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최고의 북한 압박카드로 꼽히는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 시 주석은 명시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 쌍중단, 3NO 언급 없어
청와대는 또 중국이 요구하고 있는 쌍중단(북핵 개발과 한미 군사훈련의 동시 중단),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은 없다는 우리 정부의 ‘3노(NO)’ 원칙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베이징=문병기 weappon@donga.com / 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