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판사로부터 작은 패키지를 받았다.
그 모양이 결혼 인사차 돌리는 떡과 비슷해 ‘이게 웬 떡’이냐며 뜯었더니, 안에서 작은 탁상일지를 닮은 책이 나왔다.
‘정호승의 하루 한 장-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비채). ‘서울의 예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밥값’ 등으로 잘 알려진 시인 정호승이 경구처럼 남긴 말들이 실려 있다. 하루에 한 장씩 넘기며 잠시 그 말을 되새겨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책과 일기, 묵상집 등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사례인 듯하다.
송년회 자리에서 며칠 전 정해진 마니또(비밀친구)로부터 귀마개를 선물 받았다. 칼바람이 부는 요즘, 주변을 잠시라도 따뜻하게 하는 작은 선물과 말 한마디의 온기가 새삼 그립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