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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동아일보/정진우]사회를 피폐하게 만드는 왜곡된 사이버몽둥이질

입력 | 2017-12-15 03:00:00


13일자 A12면 ‘홀로 상처 삭이며 달리는 남편’ 기사는 3개월 전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던 ‘240번 버스’ 사건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기사였다. 당시 혹독한 마녀사냥을 당해야 했던 버스 운전사 김모 씨는 여전히 만성두통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신문을 읽으면서 3개월이나 지났는데도 당사자와 가족에게 남아있는 깊은 상처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 기사를 통해 우리가 불과 몇 달 전에 어떤 집단최면에 걸렸었는지를 되새김질할 수 있었다. 익명성에 기반한 그릇된 내용의 고발이 온라인을 통해 발화됐고, 대중의 분노에 불이 붙으며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당사자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같은 마녀사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잊을 만하면 온라인상에서 마녀사냥이 되풀이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한 임산부가 올린 글로 인해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한동안 온라인에서 융단폭격을 당하기도 했다. 이제 더 이상은 ‘왜곡된 사이버 몽둥이질’이 사라졌으면 한다. 누군가를 저주하고 누구를 미워하는 익명이 아닌, 객관적으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실명이 보편화되는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정진우 전북 완주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