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빈방중]문재인 대통령 “미생-완생 넘어 상생으로” 리커창 “민감 문제 잘 처리” 덧붙였지만… 사드 보복 부인하던 태도서 달라져
리커창 면담 “한중 협력사업 재가동”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리 총리는 “양국 경제·무역 부처 간 채널을 재가동하고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리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리 총리는 “경제·무역 부처 간 소통채널 정지” “일부 한국 기업의 어려움”이라고 표현했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사드 갈등을 “모두가 아는 이유”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경제 보복 조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리 총리는 “문 대통령님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양국 간 협력사업이 재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갈등을 딛고 양국 간 경제 교류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중이 경제 분야 협력 사업 재가동에 동의하면서 전날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 개시 등 7건의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를 실행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미세먼지 공동 저감,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등을 제안했다. 이에 리 총리는 “한중 간의 근본적 이해충돌이 없다”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다만 리 총리는 “양국은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비공개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다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완벽히 ‘사드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지 다소 시간을 더 둘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리 총리 면담에 앞서 만난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양국은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단계적 처리’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완전히) 해결하지 않고, 현재로서는 미완으로 남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사드는 봉인”이라고 표현했던 10월 말 양국 합의문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베이징=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