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결빙’ 어제와 오늘
때 이른 한강 결빙은 며칠 전부터 예측됐다. 한강 결빙 관측을 담당하는 서울기상관측소의 김인식 소장은 결빙을 보기 위해 13일부터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 밤새 사무실에서 관측 지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고 동이 트기 전 오전 5, 6시부터 한강대교로 나가 칼바람이 몰아치는 다리 위에서 1, 2시간 동안 하염없이 강물을 내려다봤다. 14일 오전 허탕을 쳤기에 15일 결빙은 더욱 반가웠다. 김 소장은 “남극기지에서도 근무해봤지만 그곳보다 더 추웠다”며 “CCTV가 있다고 해도 정확한 관측을 위해서는 반드시 눈으로 확인해야 하기에 매년 결빙이 예상되면 밤을 새운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2000년 이후 결빙 전후 기온을 분석한 결과 결빙일을 포함해 4, 5일간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아래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소장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인 날이 2, 3일 이어지고 낮 기온도 영하면 결빙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준 온도는 없지만 기준 지점은 있다. 연간 비교를 위해 매년 같은 지점을 관측한다. 한강 결빙 관측 지점은 한강대교 노량진 쪽 2∼4번째 교각 사이 상류 쪽 남북으로 100m 띠 모양의 지점이다. 옛날 노량진 나루 자리인데 이곳이 결빙의 기준점이 된 것은 1906년이다. 당시만 해도 노량진 나루는 한강의 주요 나루 중 하나여서 접근이 쉬웠다.
온난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이전 결빙일은 대부분 12월이었지만 1980년대 들어 1월로 늦춰졌다.
과거엔 빨리 얼었을 뿐 아니라 훨씬 꽝꽝 얼었다. 얼음의 두께가 지금보다 훨씬 두꺼워 1950년대까지만 해도 50cm∼1m 두께의 얼음을 잘라 빙고(氷庫)에 저장했다가 여름에 사용했을 정도다. 1950, 60년대엔 한강에서 빙상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선수뿐 아니라 관중과 대회 사무국까지 한강 얼음 위에 있어도 끄떡없었다.
요즘은 그 정도 두께로 어는 일은 거의 없다. 만약 그 정도의 결빙이 생기려고 하면 한강수난구조대 등이 출동해 깨버린다.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 소장은 “배가 지나가는 길을 확보하려고 수난구조대가 얼음을 깨기 때문에 첫 결빙일을 관측하려면 반드시 새벽부터 나가 얼음을 깨기 전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17일까지 전국 일부 지역에선 눈이 내릴 예정이다. 16일 아침에는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전북 내륙, 서울 경기 등에, 17일에는 호남 서해안과 내륙, 충청도 등에 적게는 1cm 미만에서 많게는 5cm 이상의 눈이 온다. 특히 16일 오후부터 충남과 호남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내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