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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미래에셋 조사… 박현주 회장 타깃 삼나

입력 | 2017-12-16 03:00:00

내부거래 관련 자료제출 요구… 미래에셋, 초대형 IB사업 제동
“박회장 일가, 규제 피해 편법동원”… 김상조, 개혁연대 활동 때 지적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계획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취임 전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당시부터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온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미래에셋대우는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 인가는 공정위의 서면 자료 요청 등의 조사로 인해 심사가 보류됐다”고 공시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가 회사 신용을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으로 초대형 IB 지정을 받은 증권사가 발행어음 사업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인가를 내준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7월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금융기관의 대주주를 상대로 소송이 진행되거나 금융위원회, 공정위, 국세청 등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면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인가 심사를 보류한다. 미래에셋대우는 “14일 공정위로부터 계열사 간 내부 거래와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아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미래에셋 조사는 예정된 일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캐피탈 등 박현주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들이 지주회사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소유 구조는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대형 IB로 지정된 뒤 발행어음 업무(단기금융업) 인가를 준비해 오던 미래에셋대우는 갑작스러운 공정위 조사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대우 고위 관계자는 “당국에서 요구받은 자료는 미래에셋컨설팅의 매출 현황, 거래 명세 등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관리사업을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9월 말 기준 박 회장(48.63%)과 부인(10.24%) 등 오너 일가가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또한 이 회사는 미래에셋캐피탈(9.98%)과 미래에셋자산운용(32.9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에셋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번에 박 회장을 겨냥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공정위 측은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과정 등과 관련해 이상 징후가 있다고 통보해 조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7월 강원 홍천군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 운영권을 자회사인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양도했다. 이를 두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