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고백’이 한국 첫 신문광고… 일제 말기 민간신문 폐간뒤 시장 위축 東亞 합작 만보사 미국식PR 화제
‘덕상 세창양행 고백(德商 世昌洋行 告白).’
근대문물이 들어오던 개화기, 솔직하게 알린다는 ‘고백’이란 단어가 광고라는 뜻으로 먼저 쓰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광고로 1886년 2월 22일 한성주보에 독일 무역상인 세창양행이 취급하는 품목을 알리면서 이런 카피를 썼다.
개화기 때만 해도 사람들은 광고를 낯설어 했다. 황성신문은 1899년 7월 8일자에서 “조선인은 광고는커녕 상점을 연 것을 남이 알까봐 목각인형처럼 앉아만 있으니 밖에선 무슨 물건을 파는지도 알 수도 없는 판에 장사가 되겠느냐”고 했다. 동아일보는 1935년 9월 7일자 기사 ‘효과적인 광고 원리와 방법’을 통해 “예전엔 상품을 단순히 알리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상품을 사는 심리까지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제 말기 민간신문 폐간으로 광고 시장도 위축됐다가 광복 이후 차츰 회복해 1969년 큰 변화를 맞이한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국내 광고에 들어가면서 라이프스타일과 이미지를 강조하는 미국식 광고가 도입된 것. 동아일보가 합작 형태로 참여한 광고대행사 만보사가 코카콜라 광고대행을 맡아 세련된 광고 촬영 및 표현 기법을 들여왔다.
국내 기업의 성장기인 1960∼80년대는 조미료·식품, 가전, 자동차 광고 경쟁이 치열했다. 1980, 90년대 이후엔 서서히 제품 마케팅 위주에서 기업 이미지 위주로 바뀌었다. 이정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 시대에도 신문의 공신력은 여전히 강해 기업 이미지 광고나 사회공헌(CSR) 광고는 신문광고를 할 때 효과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