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운 기자
윤봉길 의사가 순국 전 갇혔던 일본 오사카 육군 위수형무소의 사진과 실측도를 공개한 19일 동아일보 기사에 대해 한 독자가 남긴 댓글이다. 윤 의사 순국 85주기를 맞은 이날 대형 포털사이트에는 약 10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오사카성에서 윤 의사가 갇혀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오사카성에서 사무라이 복장을 하고 사진 찍은 게 부끄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현재 오사카성에는 윤 의사가 수감된 곳이었음을 알려주는 안내문이 전무하다. 한국 패키지 여행사들의 필수코스임에도 이를 설명해주는 가이드도 거의 없다. 외교 교섭을 통한 안내판 설치가 힘들다면 보훈처가 안내 팸플릿이라도 배포하는 게 어떨까.
지난주 일본 오사카 시청과 나카노시마 도서관에서 형무소 항공사진과 실측도를 찾아낸 근대사 다큐멘터리 제작사 ‘더 채널’의 김광만 PD는 “불과 3시간이면 찾을 수 있는 자료들을 지금껏 독립기념관이 왜 찾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항일유적지에 대한 관리도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중국 충칭에 있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는 주차장으로 바뀌었고, 광복군총사령부 건물과 백범 김구 선생 거주지도 사라졌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독립운동가 이동녕 선생의 충칭 거주지 표지석이 심하게 훼손된 사실이 지적됐다.
보훈처에 따르면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는 24개국, 905곳에 달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6년간 보수·관리 예산으로 매년 약 9억 원이 투입됐다. 해외 항일유적 연구와 관리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